‘위풍당당’ 양준혁(38.삼성)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양준혁은 지난 21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연, 연예인 못지 않은 입담으로 자신의 야구인생, 결혼관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대목은 삼성에서 함께 뛰었던 후배이자 ‘국민타자’인 이승엽(31.요미우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프로 데뷔 후 선후배에 밀려 늘 2인자에 머물렀다는 양준혁은 이승엽에 대해 2가지 점에서 ‘고마움’을 표했다. 첫 번째는 ‘새카만 후배이지만 배울 것이 많은 스승이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만년 2인자’의 설움을 날려버릴 수 있게 일본으로 간 것을 꼽았다. 양준혁은 이승엽이 오른 다리를 드는 타격으로 한 해 홈런 54개를 때린 다음 시즌에는 다리를 내리고 아시아홈런 신기록을 세운 것을 보고 끊임없이 변화를 주는 점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승엽의 노력하는 모습에 자신도 ‘만세타법’으로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등 오늘날에 이르렀다며 이승엽이 스승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각종 타격부문 통산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MC 강호동의 물음에 양준혁은 “장종훈 선배의 통산 홈런(340개)에 9개 남았다. 내년에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승엽이가 없는 덕분이다”면서 “승엽아. 고맙다. 일본에서 열심히 하라”고 말해 MC들을 모두 웃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양준혁은 고향팀 감독이 되고 싶어 삼성에 입단한 비화와 타구단의 ‘백지수표’ 제안, 트레이드됐을 때 심정과 복귀한 과정, 선수협 시절 및 메이저리그 메츠의 스카우트 제의 등에 대해 밝혔다. 또 몸에 맞는 볼을 맞고도 별로 아프지 않는 표정으로 걸어나가는 것은 투수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함이고 빈볼 시비때는 사실 적당한 선에서 기싸움을 벌이다가 들어간다는 등의 야구판 관행도 소개했다. ‘한 번 꽂히면 미친다’는 양준혁은 ‘결혼도 ‘꽂히는 여자’와 하고 싶다. 집에 세탁기만 사오면 된다‘면서 결혼하고 싶은 노총각의 심정을 엿보이기도 했다. sun@osen.co.kr 지난 2005년 코나미컵서 이승엽과 1루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양준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