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과 최강희, 왜 대단한가
OSEN 기자
발행 2007.11.22 10: 27

[데스크의 눈]"이제 적당히 하고 자신을 위해서도 돈 좀 쓰지." 요즘 가수 김장훈의 기부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속 한 켠에 드는 생각이다. 선행과 기부에 약한 국내 연예계 현실에서 그처럼 자기 희생적인 스타가 또 있을까? 지난 9년간 가수 활동을 하며 낸 기부금 액수가 30억원을 넘어섰다. 외부에 알려진 게 그렇지, 왼손 몰래 쾌척한 돈까지 합하면 빌딩 한 채 값이란다. 그러면서 정작 김장훈 자신은 보증금 5000만원 짜리 월세 집에 살고 있다. 아직 결혼도 안한 노총각이다. 김장훈이 사는 집은 MBC '일밤' 몰래카메라 윤도현 편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넓지않은 아파트 공간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TV 예능프로 속 '잘사는 집' 공개 때와 달리 번쩍 번쩍 첨단 가전이나 고가 골동품, 유럽산 가구들도 없었다. 물론 가정부 둬야겠네 걱정할 정도로 넓지도 않았다. 좁은 아파트 거실에는 달랑 소파 하나 놓였고 소박한 살림살이가 군데군데 눈에 띌 뿐이었다. 가요 음반시장이 호황일 때 전성기를 누렸던 그인만큼 악착같이 돈을 모아 사치를 하자고 했으면 다른 스타들만 못했을까. 그마나 월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니 "당신에게도 기부하세요"란 바람이다. 연기파 배우 최강희는 최근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골수를 기증했다. 이를 두고 '최강희의 선행'에 관한 기사가 무수히 쏟아져 나왔는데 일부에서는 '언론 플레이 아니냐'는 악플을 달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에는 골수기증 등록자가 10만여명 수준으로 해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그나마 자신의 골수를 기증하겠다고 의료 자선기관에 등록까지 했던 사람들이 막상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나타나면 '나 몰라라' 한다는 것이다. 거부 비율이 무려 65%에 달한다는 통계다. 골수 적출은 그렇게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 설사 간단한 수술일지언정 자기 몸에 칼을 대게하는 용기란 쉽게 나오는 게 아니다. 최강희는 골수기증 등록을 해놓은 뒤 적합 판정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군소리 없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자신의 새 영화 촬영 마지막 날이 수술일과 겹치자 감독과 동료배우, 스탭들에게는 다른 볼 일이 있다고 양해를 구했단다. 용감한 그녀의 골수 기증 사실이 알려진 건 다른 경로를 통해서였다. 세상이 최강희의 선행으로 시끌시끌 해 진 다음에도 정작 그녀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 김장훈과 최강희가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아야 할 이유,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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