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베트남에 대한 단상… '아픔과 두려움'
OSEN 기자
발행 2007.11.22 16: 20

대전 시티즌 사령탑 김호(63) 감독에게 베트남은 추억과 아픔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베트남 빈둥성에서 열리고 있는 2007 넘버원 컵 BTV 대회에 대전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 중인 김 감독은 베트남과 묘한 인연이 있다. 바로 40여 년 전 십자성부대 정보 장교로 월남전에 참전했던 큰 형이 저격병의 총에 전사했던 것. 당시 베트남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 출전하고 있던 김 감독은 큰 형의 유해를 챙겨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22일 숙소에서 만난 김 감독은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베트남에 올 때마다 옛 생각에 묘한 기분이 든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베트남 축구에 대한 김 감독의 생각은 남다르다. 동남아 어떤 지역보다 훨씬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견해다. 약 6년 전에도 수원 삼성을 이끌고 베트남에 원정, 국가대표 2진과 친선경기를 벌였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AFC(아시아축구연맹)로부터 ‘비전 아시아’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고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 선수 및 심판 교육 프로그램, 국제 대회 초청비 지원 등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현지 프로리그인 V리그는 한국의 초창기와 마찬가지로 ‘세미 프로’ 형태에 그치고 있지만 동 탐 롱안, 빈둥, 홍 안 기아 라이 등 상위 4개 구단은 정식 계약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얼마 전 끝난 AFC 챔피언스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동 탐 롱안의 경우, 국내 팬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또 올해 리그를 평정한 빈둥 클럽도 상당히 유명하다. 늘 논란이 되고 있는 심판 판정과 관련해서도 베트남축구협회가 직접 교육을 관장하면서 유럽 축구의 형태를 따르고 있다. 김 감독은 “베트남은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사회주의 국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yoshike3@osen.co.kr 김호 감독과 BTV컵 대회가 진행 중인 베트남 빈둥성 빈둥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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