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 전남 드래곤즈가 안방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3-2로 제압하며 2시즌 연속 FA컵 정상을 향한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남은 25일 오후 3시 홈구장 광양 전용구장에서 치러진 2007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 대회 결승 1차전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3-2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이뤄냈다. 막판 경기 감각이 되살아난 게 결정적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무뎌진 감각을 우려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그럴만도 했다. 전남은 지난달 14일 성남과 경기 이후 거의 한 달 이상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다. 공백 기간 3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던 게 전부. 이날 허 감독은 “선수들의 떨어진 경기 감각을 어떻게 되살리느냐가 최대 관건이다”라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포항은 정규리그 이후에도 6강 플레이오프부터 5경기를 치렀으니 허 감독의 이같은 걱정은 결코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상황은 정 반대였다. 경기 초반까지 어딘지 위축된 듯한 전남은 전반 21분 김치우가 낮게 깔아차는 프리킥 득점으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조금씩 되살아났다. 물론 포항이 곧바로 따바레즈의 페널티킥 동점골과 후반 4분 김광석의 역전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남은 포기하지 않았다. 모두가 전남이 졌다고 생각하던 후반 막바지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결국 전남은 경기 종료 9분 여를 남기고 김승현이 동점골로 다시 균형을 이룬 뒤 4분 전에는 ‘이적생’ 곽태휘가 또 한 번 프리킥으로 골네트를 갈라 승부를 뒤집었다. 올 시즌 K리그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포항을 만난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과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은 휴식 후 이어질 공백을 우려했고, 이는 곧 현실로 닥쳐왔으나 전남 만큼은 이같은 모든 우려를 승리와 함께 깔끔히 불식시켰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