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한 순간 방심이 '화' 불렀다
OSEN 기자
발행 2007.11.25 17: 33

한 순간 방심에 포항 스틸러스가 울었다. 포항은 25일 오후 3시 광양 전용구장에서 펼쳐진 2007 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홈팀 전남 드래곤즈에게 2-3으로 재역전패했다. 15년 만에 K리그 타이틀을 거머쥐고 사상 첫 시즌 2관왕을 노리고 있는 포항은 막판 10분을 넘기지 못해 2차전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올 시즌 K리그 정규리그 막바지와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면서 포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상대를 끝까지 몰아치고 괴롭히는 축구를 구사했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경기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전광판 스코어가 2-1 상황을 알리고 있을 때 포항은 왠지 공격을 멈춰버린 듯했다. 순간적인 방심이 화근이었다. 포항은 80분을 잘 싸우고, 마지막 10분을 못해 졌다. 전반 21분 상대 수비수 김치우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던 포항은 곧바로 따바레즈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고 후반 4분에는 특유의 세트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따바레즈의 왼쪽 코너킥을 슈벵크가 백헤딩으로 흘리자 문전에 홀로 있던 수비수 김광석이 여유있는 논스톱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역전골을 터뜨린 뒤 약 30여 분을 잘 버티던 포항은 갑작스레 밸런스가 흐트러졌고, 김승현과 곽태휘에 내리 2골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포항은 막판 반전을 위해 맹폭을 시도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K리그 정규리그를 통해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 전남의 골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포항 원정 팬들은 시름의 하루를 보내게 됐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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