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피스를 잘 살려라', FA컵 결승 1차전 5골 중 3골
OSEN 기자
발행 2007.11.25 18: 04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 총 5골이 터지며 광양벌은 마치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25일 오후 3시 광양 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2007 하나은행 FA컵 결승전. 전남이 3-2로 포항을 제압, ‘제철가 더비’에서 먼저 웃었다. 과연 형제가 더비답게 분위기부터 경기 내용까지 한 군데 흠잡을 만한 데가 없었던 최고의 명승부였다. 무엇보다 정지된 상황에서 쉽게 득점할 수 있는 세트피스 공식이 빛을 발했던 경기였기에 더욱 흥미진진했다. 이날 골네트를 흔든 5골 중 3차례가 바로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3골에서 바로 2골이 홈팀 전남의 몫이었고, 나머지 1골이 포항이 올린 포인트였다. 정규리그에서 저조한 득점력으로 ‘재미없다’ ‘분위기를 망친다’ ‘자물쇠 축구’란 온갖 오명을 뒤집어쓴 전남이었지만 이날은 확실히 달랐다. 전남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던 전반 21분 김치우가 날카로운 프리킥 골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수비벽 밑으로 낮게 깔아찬 볼에 K리그와 올림픽호에서 맹활약한 골키퍼 정성룡도 속수무책이었다. 1-1 상황에서 포항의 역전골은 코너킥에서 비롯됐다. 따바레즈가 왼쪽에서 띄워준 코너킥을 슈벵크가 백헤딩으로 흘리자 반대편 포스트 앞에 홀로 있던 김광석이 완벽한 찬스를 잡고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차넣었다.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향해 포항을 몰아치던 전남은 2-2 동점 상황에서 기어이 재역전골을 세트피스에서 만들어냈다. 종료 4분 전 곽태휘가 아크 지역에서 시도한 날카로운 프리킥은 여지없이 골네트를 갈랐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올 시즌 K리그에서 기어코 트로피를 차지한 포항은 자신들의 주 무기를 빼앗긴 듯한 허탈감에 젖어들어야 했고, 전남은 두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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