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달 1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의 주전 마스크를 노리는 '베테랑 3인방' 박경완(35, SK)-진갑용(33, 삼성)-조인성(32, LG)이 두 번째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24일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이 끝난 뒤 '젊은 피' 강민호(22, 롯데)가 탈락해 경쟁률이 다소 낮아졌으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안방 마님의 주인공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강민호와 베테랑 3명 가운데 1명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고참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강민호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소속팀 SK의 창단 첫 정상을 이끈 박경완은 이번 평가전에서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으로 화끈한 방망이를 자랑했다. 투수 리드는 국내 최고로 손꼽힐 정도. 다만 송구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흠. 발빠른 일본 타자들을 잠재우기 위해 강한 어깨가 필수.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로 출전한 박경완은 타율 2할8푼6리 2안타 1타점 1득점을 거뒀다. 포수 가운데 국제 대회 경험이 가장 풍부한 진갑용은 이번 대회에서도 주전 마스크를 쓸 각오.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부터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리 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굳건히 안방을 지킨 진갑용 덕분. 이번 평가전에서도 타율 3할8리(26타수 8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투수 리드가 뛰어난 박경완과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조인성에 비해 뚜렷한 강점은 없으나 공수에서 가장 안정된 포수라는 것이 야구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18일 소속팀 LG와 4년간 최대 34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조인성은 '앉아쏴'라는 별명처럼 강한 어깨가 주무기.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프로 입단 후 가장 높은 타율(2할8푼2리)로 화끈한 안방마님의 위력을 대표팀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냈다. 타율 3할(20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 3득점. 진갑용과 더불어 국제 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것이 큰 장점이다. 과연 누가 올림픽 대표팀의 안방 마님으로 경기에 나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포수 4인방 진갑용 강민호 박경완 조인성이 오키나와서 나란히 훈련할 때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