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을 이끌어갈 차기 사령탑 선임이 이제 초읽기 수순에 들어갔다.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을 다시 영입키로 결정한 가운데 후보군도 좁혀졌다. 남은 것은 감독 후보들이 몰려있는 유럽으로 급파된 가삼현 사무총장과 감독 후보들의 면담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당초 11월 말까지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축구협회의 계획과 일정은 다소 차질을 빚게 됐으나 2010 남아공 월드컵 대륙별 예선 조 추첨이 끝난 시점이라 이르면 이달 내로 혹은 12월 초까지는 모든 게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최적의 인물을 찾기 위해 장고를 거듭했던 축구협회가 최종 리스트로 꼽은 인물은 제라르 울리에(60) 전 리옹 감독과 믹 매카시(47) 현 잉글랜드 2부리그 울버햄튼 감독 등이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움베르투 코엘류,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등 외국 사령탑을 모셔올 때면 늘 앞장서온 가 총장은 이번주 이들 후보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지난 25일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당초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인물들이 후보에 올라있고 가 총장이 유럽에서 후보들을 만날 계획"이라며 접촉이 진행 중임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들 후보 중 어느 감독을 영입하더라도 또 한 번 기회를 상실하게 된 국내 축구인들의 아쉬움은 달래기 어려울 전망이다. 축구계의 한 재야 인사는 최근 "한국 선수들은 누구보다 국내 지도자가 잘 알고 있다"면서 "아무리 유능한 감독이 와도 긴 시행착오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언제까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사령탑 후보들 모두 현업에 종사하고 있고, 아직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만약 이들과 접촉해 계약을 성사시켜 발표할 경우 관계 당사자들로부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감스럽게도 히딩크 감독의 성공 이후 납득될 만한, 혹은 만족할 수 있는 성과를 올린 외국인 사령탑은 없었다. 굳이 꼽자면 '원정 월드컵 첫 승'을 올린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실패만 거듭했다. 계약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는 외국인 사령탑 선임. '독이 든 성배'를 위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최종 결론 단계에 이르렀지만 그 뒷맛은 썩 개운치 않다. yoshike3@osen.co.kr 베어벡-아드보카트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