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들의 침묵'이 예사롭지 않다. 올림픽 대표팀의 왼손 투수와 타자 가운데 이종욱(27, 두산) 이대형(24, LG) 장원삼(24, 현대)을 제외하면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일찌감치 대표팀의 톱타자로 자리잡은 이종욱은 평가전서 타율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 8득점 2도루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종욱의 뒤를 이어 2번 타자로 나설 이대형도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5타점 7득점 2도루로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상태. 민병헌(20, 두산)과 함께 대표팀에 전격 발탁된 장원삼은 6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무패(방어율 2.08)로 안정된 구위를 선보였다. 좌타자가 즐비한 대만과 일본 타선을 원천 봉쇄하라는 특명을 받은 좌완들의 부진은 심각한 상황. 일본전 선발이 유력한 류현진(20, 한화)은 2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방어율 7.00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지난 18일 오키나와 온나의 아카마 구장에서 벌어진 상비군과의 평가전서 첫 실전 피칭에 나선 류현진은 4이닝 동안 2안타 2볼넷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으나 24일 경기서 5이닝 8피안타 6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 당하며 괴물이라는 별명을 무색케 했다. 1회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조인성의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2점을 내준 뒤 4회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허용, 대거 5실점했다. 전병호는 3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방어율 7.84로 고개를 떨궜다. 대만과 일본의 좌타 라인을 봉쇄하라는 특명을 받은 '최고참' 류택현(36, LG)과 권혁(24, 삼성)도 각각 방어율 6.75와 5.68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 중인 이병규(33, 주니치)는 기나긴 부진에 허덕이며 붙박이 3번 자리를 내줘야 할 정도.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병규를 3번 타순에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5경기에 출장,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에 그쳤다. 김 감독은 25일 훈련이 끝난 뒤 "이병규의 침묵이 계속 되면 3번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주축 왼손잡이들이 언제쯤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류현진-이병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