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냐 포항 스틸러스냐. 올 한 해 한국 축구 대미를 장식할 FA컵을 쟁취할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이제 꼭 한 경기가 남았다. 지난 25일 오후 광양 전용구장에서 있은 2007 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서 홈팀 전남이 3-2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2연패를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 축구사 최초로 K리그-FA컵 '더블'을 노리는 포항은 앞선 80분간 2-1로 앞서며 잘 싸우고도 막바지 10분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고 말았다. 전남 관계자들의 표현대로 '기적같은 승리'였다. 온갖 오명을 뒤집어 썼던 전남이다. 정규리그 내내 부진한 행보로 비난의 중심이 돼 왔던 전남은 이날 단 한 경기를 통해 모든 설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이번 결승전 첫 경기에서 보여준 전남의 모습은 K리그에서 보여준 포항과 판박이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5위에 오르고도 6강 플레이오프-준 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 결정전을 거치는 동안 세트피스로 귀중한 포인트를 올려 결국 정상까지 다다른 포항처럼 전남도 똑같은 모습이었다. 전남은 이날 승부에서 포항과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기를 이어가며 세트피스로 자신들이 뽑아낸 3득점 중 2골을 프리킥으로 성공시키는 기쁨을 맛봤다. 물론 포항도 따바레즈의 코너킥을 발판으로 2-1 역전골을 얻었으나 프리킥으로만 선제골과 마지막 재역전골을 내줬다는 점에서 자존심을 구길 수 밖에 없었다. 짧고도 긴 플레이오프 여정을 세트피스 공식으로 해결하며 K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던 포항이었지만 전남은 그들보다 한 수 위였다. 다음달 2일 장소를 포항 스틸야드로 옮겨 치러질 2차전 결과가 궁금해진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