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장들이 최근 며칠새 동반 퇴장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 명은 자국 리그에서, 다른 한 명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다. EPL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이 겪은 수모다. 동반 퇴장. 먼저 첫 테이프를 끊은 쪽은 퍼거슨 감독이었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볼튼 원더러스와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에서 퍼거슨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마크 클라텐부르크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날 퍼거슨 감독은 전반 11분 상대 골게터 니콜라 아넬카에 선제골을 내줘 0-1로 뒤진 채 하프타임이 되자 클라텐부르크 주심에게 다가가 인신 공격성 발언이 포함돼 있는 거친 항의를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맨유는 후반 들어 대대적인 반격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볼튼 수비진의 거친 태클과 육탄 방어를 끝내 뚫지 못해 78년 패배 이후 29년 만에 볼튼 원정에서 무릎을 꿇는 아픔을 맛봤다. 불행(?)하게도 클라텐부르크 주심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를 대표하는 최고의 심판. FA는 27일 클라텐부르크 주심으로부터 사건 정황을 듣고 퍼거슨 감독에게 다음달 12일까지 소명할 기회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 감독은 FA로부터 벌금과 함께 1~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퍼거슨 감독 퇴장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28일에는 아스날의 웽거 감독이 경기 중 퇴장당하며 잉글랜드 축구팬들을 실망에 빠뜨렸다. 웽거 감독은 세비야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경기 도중 1-2로 뒤진 상황에서 카누테에게 페널티킥을 내주자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결국 퇴장당했다. 결국 아스날은 1-3으로 패배했고, 올 시즌 무패행진 기록도 마감하게 됐다. 웽거 감독은 "퇴장당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심판들이 내내 우리를 괴롭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UEFA측은 조만간 웽거 감독의 징계 수위를 확정할 방침. 볼튼전에서 퇴장당한 퍼거슨 감독과 마찬가지로 웽거 감독 또한 약간의 벌금과 함께 1~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퍼거슨 감독과 웽거 감독의 닮은 꼴 불운. 이들의 묘한 행보가 사뭇 흥미를 끌고 있다. yoshike3@osen.co.kr 알렉스 퍼거슨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