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수록 좋다". 김경문 베이징 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8일 타이중 구장에서의 첫 현지 적응 직전 날씨에 대해 질문받자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 날씨가 생각보다 추운데 한국 선수들은 이 정도 날씨에도 자주 뛰어봤으니까 지장없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대만 기온은 밤이 되면 한국의 늦가을 날씨를 떠올릴 만큼 쌀쌀하다. 특히 대표팀이 입국한 27일부터 28일까지 내내 강풍이 불었다. 27일 꽤 많은 비가 내렸고, 28일에도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졌다. 29일 들어 맑은 날씨로 돌아왔지만 태풍이 대만을 강타하며 비바람의 영향권에 들어간 탓이었다. 대만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이맘때 이런 기후가 희귀한 케이스는 아니라고 하지만 아열대성 기후란 이미지를 갖고 입성한 한국과 일본 선수들에겐 의외로 비칠 수 있다. 실제 28일 타이중 구장에서 만난 일본 기자는 "한국팀은 날씨를 어떻게 받아들이나?"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일본이 생각보다 추운 날씨를 예민하게 여긴다는 반증일 수 있다. 일본은 고베와 미야자키, 후쿠오카 등 따뜻한 지방에 캠프를 차렸기에 타이중의 궃은 날씨가 예상 외의 악재일 수 있다. 한국도 오키나와 캠프가 길었지만 포스트시즌 가을 야구에 익숙한 한국 선수들이기에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대표팀은 2006년 3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날씨의 지원을 톡톡히 받았다. 당시 8강리그전 기간 대회가 열린 LA와 애너하임은 유독 날씨가 추웠는데 이 영향으로 멕시코와 미국, 일본은 한국에 비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인식 당시 대표팀 감독은 몸이 편치 못한 상태였음에도 "더 추워야 돼"라며 '한파'를 반겼는데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지금의 김경문 감독이 추위를 내심 반기는 이유도 그때의 WBC를 어딘가 닮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