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의 거취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새 사령탑을 찾고 있는 한국 축구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끼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를 2008 유럽선수권 본선으로 이끌었지만 자력이 아닌, 크로아티아의 공헌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에 러시아 축구계는 히딩크 감독의 능력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표면적으로 러시아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과 오는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계약 연장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히딩크 감독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더 엄밀하게 따지면 '못했다'. 히딩크 감독의 개인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시스 반 누벤후이첸은 최근 영국 타블로이드지 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축구협회가 재계약 협상 요청에 회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축구협회장은 유로 2008 예선이 끝난 뒤 히딩크 감독과 계약 연장을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협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러시아 축구계의 미온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히딩크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국가들은 널려있다. 대표적인 예가 잉글랜드와 호주다. 크로아티아, 러시아에 밀려 유럽 선수권 본선 진입에 실패한 잉글랜드는 스티브 매클라렌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을 물색 중이다. 후보에 오른 여러 사령탑중 히딩크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도 히딩크 감독과 러시아의 계약 연장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의 거취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역시 아시아 대륙에 편입돼 있는 호주도 히딩크를 원하고 있다. 호주 언론뿐만 아니라 로이터 AFP 등 유수 통신들도 호주축구협회가 히딩크 감독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29일 호주 일간지 도 히딩크 감독과 계약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벤 버클리 호주축구협회장의 말을 전하며 호주 축구계가 히딩크 영입을 희망한다는 소문이 사실임을 시사했다. 현재 잉글랜드 차기 사령탑으로 프랑스 출신 제라르 울리에 전 리옹 감독이 급부상하며 사령탑 물색에 조금 차질을 빚고 있는 한국 축구계에도 아무래도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 물론 가삼현 사무총장을 유럽으로 파견, 감독 후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대한축구협회가 생각하는 인물이 울리에가 아닐 수도 있지만 외부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0순위가 제라르 울리에 전 리옹 감독이다. 러시아가 아닌 잉글랜드가 히딩크 감독을 모셔갈 경우 한국은 예상보다 쉽게 울리에 감독과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 반대로 호주가 히딩크 감독과 논의해 좋은 결과를 낸다면 협상은 더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여러 국가들이 얽히고 섥힌 복잡한 상황 속에 한국 축구가 전격 영입할 신임 사령탑은 누가될지 당초 대한축구협회가 공표한 감독 선임 시한은 고작 하루만 남아있을 뿐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