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포지션을 맡고 있는 두 사람. 한 명은 웃었고, 다른 한 명은 울었다. 한국 대표팀에서 왼쪽 풀백을 담당하는 김동진(25)과 이영표(30)에게 희비 쌍곡선이 그려졌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활약중인 김동진은 30일 오전 열린 독일 뉘른베르트와 2007-2008 UEFA컵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 2-2 무승부에 일조했다. 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튼햄 핫스퍼의 이영표는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치러진 덴마크 올보르와 UEFA컵 G조 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전반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팀이 0-2로 뒤진 전반 43분 교체됐다. 러시아 무대에서 최우수 수비상을 받기도 했던 김동진은 역시 명성답게 좋은 플레이를 펼쳐내며 홈 팬들의 갈채를 이끌어냈다. 제니트는 전반 24분 상대 골게터 카리스테아스의 슈팅을 허용하며 리드를 빼앗겼지만 기세를 올리던 후반 31분 포그레니야크가 문전 안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균형을 이룬 제니트는 불과 3분 뒤 이오노프가 추가골을 터뜨려 앞서는 듯했지만 후반 39분 갈라섹이 띄운 크로스를 벤코가 득점으로 연결해 2-2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영표에게는 울고 싶은 하루였다. 하필 이영표가 벤치로 나가 있던 후반전에 놀라운 역전극이 펼쳐졌던 것. 전반까지 0-2로 뒤지던 토튼햄은 후반 들어 3골을 몰아쳐 역전에 성공했다. 토튼햄은 불과 3분 만에 올보르의 토마스 에네볼센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첫 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고, 전반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카스퍼 리스가드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2골차가 됐다. 마틴 욜 감독을 대신해 새롭게 부임한 후안데 라모스 감독은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안정과 공격의 흐름을 되찾기 위해 이영표와 저메인 제나스를 빼고, 곧바로 대런 벤트와 톰 허들스톤을 투입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튼햄은 파상공세를 펼쳤고 1분 만에 베르바토프가 추격골을 뽑아냈고 후반 5분에는 로비 킨의 패스를 잡은 스티드 말브랑크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후반 19분 개러스 베일이 슈팅한 볼이 골키퍼 맞고 흘러나오자 가볍게 밀어넣으며 토튼햄은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다시 한 번 제니트 수비라인의 핵심 멤버임을 확인한 김동진은 팀이 비기고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지만 지난 주말 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영표는 자신과 교체된 벤트의 득점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됐다. yoshike3@osen.co.kr /news/html/000/812/127.html">라모스, 수비 문제 지적 '이영표에 불똥?' /news/html/000/810/280.html">이영표, '라모스 체제'서 본격 경쟁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