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1년 전에도 외국인 감독 선임하려 했다
OSEN 기자
발행 2007.11.30 08: 27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26일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 출신인 제리 로이스터(55)가 롯데 감독을 맡으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 됐다. 롯데 구단이 전임 강병철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후 한 달 이상을 끌며 고르고 고른 끝에 로이스터 감독을 찾아냈다. 롯데 팬들은 로이스터 감독의 선전을 기대하며 ‘제일호’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첫 번째 외국인 감독으로서 성공을 거두는 사령탑이 돼달라는 주문이 담긴 별명이다. 로이스터 감독이 ‘제일호’이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인 1986년 시즌 종료 후에도 외국인 감독 선임을 추진한 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고위관계자는 “롯데가 외국인 감독 선임을 추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1년 전에도 일본인 도이 쇼스케 수석코치(한국명 도위창)를 사령탑에 앉히려고 했지만 당시에는 야구계의 다수 반대 의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때는 프로야구 초창기로 국민 정서상 시기상조로 여겨졌다. 그래서 KBO로서는 반대의 뜻을 전달했고 롯데도 도위창 씨에게 40여 일간 감독대행을 맡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성기영 씨가 신임 감독이 됐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1986년 시즌 종료 후 강병철 감독을 해임하고 신임 감독을 물색해오다 도위창 씨를 12월 1일부터 1987년 1월 9일까지 감독대행에 앉혔다. 그리고 성기영 씨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해 1987년 시즌을 치렀다. 도위창 씨는 1990년 김진영 감독이 중도하차한 후인 1990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번째 감독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을 치르기도 했다. KBO 관계자는 “세상 참 많이 변했다. 21년 전에는 반대의견이 다수였던 외국인 감독 선임이 지금은 찬성 의견이 더 많더라”며 달라진 팬들의 반응에 놀라워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롯데의 이번 로이스터 감독 선임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에 찬성 의견이 8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롯데가 이처럼 선구적으로 외국인 감독 선임을 추진한 것은 일본 프로야구의 형제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로이스터 감독 선임도 롯데 마린스의 성공한 외국인 사령탑인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추천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un@osen.co.kr 제리 로이스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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