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cm 슈터' 이규섭, 제2의 전성기
OSEN 기자
발행 2007.11.30 08: 59

[OSEN=이상학 객원기자] 서울 삼성 이규섭(30·198cm)은 국가대표 선발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기량이 좋다.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외곽슛이 정교하고 폭발적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삼성에서는 식스맨으로 활약하는 데 만족했다. 서장훈(KCC)과 특급 외국인선수들이 있는 팀 사정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서장훈이 전주 KCC로 떠나고 외국인선수 수준이 하향평준화된 올 시즌 이규섭은 다시 주전으로 복귀해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37.3분을 뛰며 그간의 억눌림을 해소하고 있는 이규섭은 데뷔 후 가장 많은 평균 18.3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랭킹 전체 11위이자 국내선수 2위. ‘미스터 빅뱅’ 방성윤(SK·23.1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3점슛도 경기당 평균 2.81개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에서 방성윤(SK·3.38개)-조상현(LG·2.88개)에 이어 전체 3위다. 올 시즌 16경기 중 절반인 8경기에서 20점대 이상 고득점을 올릴 정도로 꾸준한 공격력을 보였다. 고려대를 졸업한 이규섭은 지난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되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까지 센터였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포워드로 변신했다. 데뷔 첫 해 평균 12.7점·4.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삼성의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에 기여, 당당히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1-02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한 이후에는 외곽슛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장신이지만 슈팅력에 남다른 강점을 지닌 이규섭이 장신슈터로 거듭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강혁의 성장과 서장훈의 존재 그리고 네이트 존슨이라는 특급 외국인선수의 가세로 2005-06시즌부터 이규섭의 입지는 눈에 띄게 좁아들었다. 주전 그 이상의 식스맨으로 ‘당연하게’ 평가됐지만 줄곧 주전이자 스타로 활약한 이규섭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변화였다. 하지만 팀을 위해 이규섭은 어려움을 감수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삼성은 이규섭의 팀으로 재탄생했다. 이규섭의 외곽슛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막히는 날에 삼성은 여지없이 패했다. 물론 올 시즌 이규섭의 대폭발에는 이상민·강혁 등 특급 가드들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슈터로서 가드들이 입에 맞는 패스들이 해주니 득점할 맛이 난다. 세트오펜스에서 3점슛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속공과 얼리 오펜스에서도 이상민과 강혁은 자로 잰듯 한 박자 빠르고 정확하고 패스로 이규섭의 득점을 돕고 있다. 하지만 빈 곳을 찾아 움직이고 속공과 얼리 오펜스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이규섭의 기본적인 움직임이 득점에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장신슈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이규섭은 그러나 너무 외곽슛에만 맛을 들인 느낌도 없지 않다. 센터 출신인 이규섭은 여전히 같은 포지션의 국내 선수들을 상대로 골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외국인선수가 한 명만 뛰는 2~3쿼터에는 외곽뿐만 아니라 골밑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 이규섭 본인도 “외곽에서 슛을 쏘는 플레이가 몸에 배었다. 반성하고 있다. 골밑에 적극적으로 파고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규섭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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