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C, 유재석 강호동의 '투 톱 시대'
OSEN 기자
발행 2007.11.30 10: 09

한때 예능 프로그램의 남자 MC 군단을 꼽으라면 단연 이경규, 김용만, 신동엽의 트로이카 전성시대였다. 그 흐름은 언젠가부터 신동엽-유재석-강호동으로 바뀌더니 요즘 방송가를 살펴보면 유재석과 강호동 투톱 시대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로그램 구도 또한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MBC '무한도전'과 강호동이 진행하고 있는 KBS2 '1박2일'로 확연히 갈린다. 이경규와 김용만이 힘을 합친 SBS '라인업'이 두 프로그램에 바짝 추격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 또한 유재석과 강호동이 예능 프로그램에 선전하고 있다면 신동엽은 교양 쪽으로의 MC 색깔이 짙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신동엽의 감각제국’ ‘YES or NO' ’헤이헤이헤이2’ 등의 프로그램이 마침표를 찍으면서 그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TV 동물농장’. ‘경제 비타민’ 등을 봐도 이같은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각자의 진행 면면도 특색이 있다. 강호동은 겉으로는 투박하고 과격한 듯 보이지만 의외로 섬세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평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서 몸으로 웃기며 서슴없이 망가지면서 게스트의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유재석은 성실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는 가운데 적재적소에 뛰어들어 큰 웃음을 선사한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출연자들과의 조화를 꾀하는 진행방식이다. ‘무한도전’에서도 MC라기보다는 진행자로서의 성격이 더 짙다. 이렇듯 유재석에게 오락 프로그램이란 놀 것들이 무한하게 많은 게임이라면 반대로 강호동에게는 둘 중 하나가 무릎을 꿇어야 할 것 같은 승부의 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두 사람이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프라임 타임을 양분하면서 유재석과 강호동의 스타일은 곧 한국 오락프로그램의 커다란 경향이 됐다. 이에 반해 신동엽은 뛰어난 재치와 순발력이 장점이다. ‘리더형’ MC이면서도 권위나 권력에 빠지지 않으며 꼬투리를 잡히거나 코너에 몰린 위기상황에서도 언변이나 순발력으로 탈출한다. 신동엽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은 다양성이 생명이다. 모든 진행자가 유재석 같다면, 강호동이나 신동엽처럼 하면 재미가 없어진다”면서 “평소 정형화되지 않은 멘트를 하려고 노력한다. 형식적인 질문에 뻔한 대답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자신의 MC스타일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집단 MC를 보지 못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무한도전’을 이끌어가는 유재석이나 ‘라인업’을 이끌어가는 이경규, 김용만이 대단해보인다는 것. 앞으로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여러 MC들의 게임은 계속될 것이고 세삼 또 어떤 MC들이 제 역할을 하며 달라진 MC흐름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허나 분명한 것은 오랫동안 정상인 MC로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방송사의 신뢰와 뛰어난 진행 실력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사랑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일 것이다. yu@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경규, 김용만, 신동엽, 강호동,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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