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한일 양국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영원한 맞수' 홍명보(38)와 이하라 마사미(40)가 이제는 선수가 아닌, 대표팀 코치로서 자존심을 건 빅뱅을 벌일 전망이다. 최근 등 일본 현지 유력 언론들은 급성 뇌경색으로 병석에 누워있는 이비차 오심 감독의 후임으로 내정된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이하라 코치와 손을 맞잡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을 지난 98 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끌었던 오카다 감독은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이하라에게 함께 일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A매치 123경기에 출장, 일본 선수로는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하라는 지난 2005년 S급 라이센스를 취득해 현재 일본 올림픽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해왔다. 일본축구협회(JFA)는 다음달 초 열릴 이사회를 통해 오카다 감독과 이하라 코치의 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선수 시절부터 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수비수로 라이벌전을 벌여온 홍명보와 이하라의 대결 구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하라 코치가 지난 2003년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소아암 환자돕기 자선경기'에 출전하는 등 이들 두명의 우정은 두텁지만 자리가 자리인만큼 결코 승부는 양보할 수 없다. 현역으로 활동하던 당시, 한일 진영 최후방에서 리베로를 맡으며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던 이들이었으나 홍명보 코치가 5승2무1패로 판정승을 거뒀다. 홍명보 코치는 지난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0-1로 패한 뒤 "또다시 일본에게 지면 은퇴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남기기도 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당시 이하라 코치는 "홍명보만 없었다면 일본 축구가 이토록 한국에게 시달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푸념했다고 전해진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뜨거운 라이벌전을 벌여왔던 홍명보와 이하라. 2010 남아공월드컵을 향해 이들이 벌일 지략 대결에도 한일 양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 홍명보와 이하라는 나란히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활동했던 작년 11월 2차례 평가전을 치러 2무를 기록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