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오승환의 이탈, 인터콘티넨탈 구장의 마운드 그리고 압축 배트. 대만과의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을 단 하루 앞둔 30일 한국 대표팀에 3가지 과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먼저 대표팀은 대만 현지시간 오전 9시를 조금 넘어 대회 개최지인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자체 훈련을 가졌는데 여기서 마운드가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이미 사전 시찰과 보도를 통해 인터콘티네탈 구장의 마운드가 높다는 사실을 접하고 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기에 선동렬 투수코치와 투수들이 이질감을 나타내기에 이르렀다. 김경문 감독과 선 코치는 이구동성으로 "마우드가 상당히 높다. 한국 프로야구가 마운드 높이를 낮추기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수 부문을 관할하는 선 코치는 "느낌으론 한국의 2배 이상이다. 오버핸드 투수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볼의 각도가 커지겠지만 제구력이 높게 쏠릴 우려가 있다"라고 대만의 장타를 경계했다. 다만 대만전 등판이 유력한 박찬호는 "미국 구장과 비슷하다"며 흡족스러워 했다. 이어 최종 훈련 도중 마무리 1순위 후보였던 오승환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중도 이탈하는 불상사가 터졌다. 김 감독은 오승환과 포수 진갑용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원래는 오승환이 아닌 다른 투수를 빼려고 했다. 그러나 '팔꿈치가 아프다'는 말을 직접 들었고, 오늘 캐치볼을 시켜보고 최종 테스트를 했지만 중단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의 공백에 대해 김 감독은 "아직 대안을 정하지 못했다. 있는 선수 가지고 준비하겠다"라고 말해 곤혹스러움을 내비쳤다. 다만 "선발을 빼내서 마무리로 돌리지는 않겠다"고 언급한 점에 비쳐볼 때 한기주와 정대현의 중용이 유력시 된다. 마지막 복병은 30일 오후 4개국 감독자 회의에서 합의된 압축배트 사용에 대한 사실상 허가다. 김 감독은 "배트에 코르크가 들어있거나 다른 색깔의 이물질이 포함되지 않는 한 조금 더 단단한 나무로 만든 압축배트는 허용하기로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KBO를 통해 우리도 '압축 배트'를 한국에서 오늘 공수해왔다. 내일 대만전에 앞서 시험을 해보고 손에 맞는 선수는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넘게 베이징 올림픽 본선 티켓 1장만을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 온 대표팀이 막판 닥친 3대 악재를 어떻게 슬기롭게 돌파하고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