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베이징 가는 길의 ‘첫 관문’ 대만은 전통적으로 장타에 의존한 빅볼을 구사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대만야구의 전설적인 투수 출신 궈타이위안 감독은 “중심타선 위주로 공격을 끌고가겠다”고 포고했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팔꿈치 통증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가운데 대만의 장타는 마지막까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덫이다. 특히 홈런 부문 2~7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린 장타자 6명이 총집결했다. 대만이 반발력이 좋은 압축배트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만큼 더욱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6홈런 천진펑(라뉴 외야수) 대만이 자랑하는 ‘부동의 4번 타자’ 천진펑은 한국에게 부동의 경계대상 1호다.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빅리거’ 박찬호에게 홈런을 뽑아내 강한 인상을 남긴 천진펑은 대만의 명실상부한 국민타자다. 1999년 LA 다저스에 입단, 대만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됐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는 4시즌간 22타수 2안타, 타율 9푼1리를 기록한 채 고국 대만으로 돌아갔지만 엘리트코트를 밟은 거의 유일한 대만 타자였다. 대만으로 돌아온 첫 해부터 명성에 걸맞는 활약으로 라뉴 베어스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천진펑은 올 시즌에도 88경기에서 타율 3할8푼2리·26홈런·6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 1위이자 홈런 2위였고, 장타율은 무려 0.704로 역대 1위였다. 출루율(0.491)까지 합한 OPS도 무려 1.445. 대만 투수들을 어린아이 손목 비틀듯 제압했다. 50개 삼진을 당하는 동안 사사구도 66개나 얻을 정도로 선구안도 좋다. 야구월드컵에서 타율 3할2리·2홈런·8타점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지난해 20도루, 올해 11도루를 기록한 만큼 출루시 도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손민한-조인성 배터리로부터 도루를 뺏어낸 전례가 있다. ▲ 21홈런 펑정민(슝디 외야수) 펑정민은 2001년 프로 입단 후 7시즌 연속으로 3할1푼대 타율을 마크한 검증된 타자다. 2004년에는 전경기(100게임) 출장해 무려 3할7푼6리를 기록했다.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밟는 등 97경기에서 타율 3할6푼2리·21홈런·64타점을 마크했다. 타격 2위이자 홈런 3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최고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도루도 12개나 기록했다. 천진펑과 함께 여러 부문에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힘도 좋지만 정확한 타격을 하며 선구안도 좋다. 67삼진을 당했지만, 사사구도 60개나 얻었다. 스윙이 부드럽고 밀어치는 데에도 능하다는 평. 이달 열린 야구월드컵에서는 타율 2할5푼6리에 11삼진으로 부진했으나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볼넷(7개)을 얻었다. 한국 대표팀 류제국이 말한 ‘정교한’ 한두 타자는 천진펑과 펑정민일 가능성이 높다. ▲ 20홈런 가오궈칭(퉁이 내야수) 가오궈칭은 프로 4년차가 된 올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올 시즌 100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3할5푼8리·152안타·20홈런·8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다안타·타점 부문 1위에 올랐고, 타격과 홈런에서 각각 3위·4위를 차지했다. 퉁이 라이온스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당당히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말 그대로 떠오르는 신성이다. 포지션도 1루수로 거포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아직 완성형 선수는 아니라는 평가. 올 시즌 사사구가 겨우 30개밖에 없었다. 진득하게 기다리는 타격과는 거리가 멀다. 프로 4년 통산 사사구 116개를 기록하는 동안 삼진을 220개나 당했다. 최악의 비율이다. 국제대회도 이번이 처음. 하지만 장타를 무조건 조심해야한다. ▲ 19홈런 장타이산(싱농 내야수) 프로 12년차 장타이산은 올해로 31살이다. 야수 중에서는 포수 예쥔장(싱농·35) 다음으로 많다. 천진펑과 함께 선수단을 이끄는 실질적인 정신적 지주로 알려졌다. 장타이산은 프로 12년 통산 197홈런을 쳤다. 대만프로야구 통산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95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19홈런·80타점으로 활약했다. 홈런 부문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장타율은 0.507로 장타자들 중에는 가장 낮다. 5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사사구는 29개밖에 되지 않았다. 기다리는 타격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야구월드컵에서 10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3할6푼6리를 기록했다. 15안타 중 장타가 8개였으며 장타율은 무려 0.610이었다. 역시 장타를 경계해야한다. ▲ 19홈런 셰자센(성타이 외야수) 대만의 유일한 왼손 거포가 바로 셰자센이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을 상대로 쐐기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려 국내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에도 셰자센은 95경기에서 타율 3할5푼2리·19홈런·7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 4위이자 홈런 공동 5위에도 올랐다. 장타율도 0.602를 마크, 대표팀에서 천진펑 다음으로 높다. 결정적으로 야구월드컵에서 타율 3할4푼3리·3홈런·10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야구월드컵 장타율도 무려 0.657로 대만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유일한 왼손 거포인 만큼 승부처에서 좌투수들이 효과적으로 견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셰자센 역시 스윙이 비교적 크고 기다리는 데에도 별다른 흥미가 없다. 올 시즌 80삼진을 당하는 동안 사사구는 48개에 불과했다. ▲ 16홈런 린즈성(라뉴 내야수) 2004년 라뉴에 입단해 신인왕을 거머쥔 린즈성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지난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 임창용을 상대로 비거리 140m 좌월 대형 홈런을 때려냈고, 도하 아시안게임 한국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며 대만의 금메달을 직접 이끌었다. 1982년생으로 주요 장타자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린즈성은 올 시즌 어깨 부상으로 80경기에만 출장했으나 타율 3할1푼1리·16홈런·59타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타격 11위, 홈런 7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린즈성도 대다수 선배 장타자들처럼 모 아니면 도에 가까운 타격을 한다. 야구월드컵에서도 대만 타자들 중 가장 많은 삼진(13개)을 당했다. 지난해 코나미컵서 홈런을 날리고 들어온 천진펑(왼쪽)을 환영하는 린즈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