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으로 끝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첫 판에서 홈런 한 방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산뜻한 출발을 끊었다. 홈팀 대만의 텃세도 대만팬들의 일방적 응원도 한국의 홈런포에는 허사였다. 한국 대표팀은 1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07 아시아선수권 겸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아시아 지역예선전에서 홈팀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홈런포 2방에 힘입어 접전 끝에 5-2로 역전승을 거뒀다. 톱타자 이종욱의 역전 스리런 홈런 한 방과 박진만의 쐐기 홈런포로 대만의 추격을 뿌리쳤다. 출발은 불안했다. 한국은 1회초 공격 무사 1루서 이대형의 보내기 번트 실패로 찬스를 놓친 뒤 1회말 수비에서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대만의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출신들인 톱타자 후진룽에게 안타를 내준데 이어 2사 2루에서 첸진펑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한국은 대만 선발 린은유의 호투와 호주인 심판의 일관성 없는 판정으로 추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4회까지 끌려갔다. 4회초 공격에서는 선두타자 이대형이 빗맞은 타구와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로 무사 2루의 찬스를 맞았으나 이대호의 병살타로 아깝게 무산시켰다. 린은유은 3회 3타자 연속 삼진 등 4회까지 삼진 7개를 뽑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대만의 리드는 4회까지였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한국은 1사 후 박진만이 한국팀의 2번째 안타로 출루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다음타자 박경완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고영민의 좌전안타로 찬스를 이어간 한국은 톱타자 이종욱이 볼카운트 1-2에서 린은유의 119km짜리 몸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통타, 우측 펜스를 가볍게 넘치는 홈런포를 작렬했다. 일순간 1만3천여명의 홈팀 대만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잠재운 통쾌한 한 방이었다. 반면 1천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든 시원한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홈런 한 방으로 일거에 전세를 뒤집은 한국은 6회말 수비 2사 1루에서 대만 장타이산에게 우익선상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주며 한 점 차로 쫓겼으나 7회초 박진만이 대만 구원투수 후앙천충의 초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포를 날려 대만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진만은 튼실한 수비는 물론 홈런 포함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한국팀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의 ‘깜짝 선발 카드’로 등판한 ‘괴물’ 류현진은 1회 출발은 불안했으나 5회까지 추가점을 내주지 않고 차분하게 투구, 한국의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6회 첫 타자 장치엔밍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박찬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다.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선발 투수 몫을 해냈다. 구원등판한 박찬호는 무사 1루에서 상대 중심타자들인 3번 펭젱민 삼구 루킹 삼진, 4번 첸진펑 4구 헛승윙 삼진으로 잡은 뒤 장타이산에게 적시타를 맞았으나 7회까지 추가점을 내주지 않고 주장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3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한국인 첫 빅리거'다운 '관록투'를 과시했다. 직구 구속도 140km 중반대를 마크하는 등 안정된 구위를 선보였다. 4-2로 승기를 잡은 한국은 8회초에도 상대 구원투수들의 잇단 볼넷과 도루 성공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이대호의 3루 땅볼 타구를 대만 3루수 린즈성이 더듬는 실책에 편승해 한 점을 추가,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박찬호에 이어 장원삼-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가동, 점수를 지켰다. 정대현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대만 선발 린은유는 5회까지 삼진을 무려 10개씩이나 뽑아냈으나 이종욱에게 홈런 한 방을 맞고 무너져 패전이 됐다. 작년 WBC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과 대결서 패전(한국 2-0 승리)이 되는 등 한국전 2연패를 기록했다. 대만은 삼진 13개를 뽑아내고 안타수에서 8-5로 앞섰으나 한국에 장타력에서 뒤져 지난 달 월드컵에 이어 홈에서 연거푸 한국 대표팀에 무릎을 꿇었다. sun@osen.co.kr 0-1로 뒤진 5회초 2사 1,2루에서 이종욱이 우측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타이중=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