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보전-대응력-작전 '3박자'의 승리
OSEN 기자
발행 2007.12.01 17: 21

"정확히 맞췄네". 1일 대만과의 결전 직전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 덕아웃에 얼굴을 비친 김경문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꽤 기분 좋은 안색이었다. 한국의 대만전 선발을 감쪽같이 감춘 연막술이 적중한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등 1일자 대만 언론이 박찬호를 대만전 선발로 대서특필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듯 "(대만이) 정확히 맞췄네"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국익을 고려해 (선발 예상)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요지의 부탁 발언을 한국 미디어에 줄곧 해왔으나 공식 인터뷰 자리에선 '박찬호 선발설'을 일관되게 암시해왔다. 결국 한국팀 관련 동정을 정탐했을 대만은 역정보에 완전히 넘어간 셈이 됐다. 반면 대만 선발은 대만과 한국이 최유력 후보로 꼽았던 린언위(라쿠텐)가 그대로 나왔다. 그러나 한국은 1회말 류현진이 불의의 선제 실점을 내줬다. 또 린언위에게 5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당했다. 린언위의 구위를 떠나서 호주 심판 폴 하이만의 광대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한국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초반 흐름을 완전히 넘겨줬으나 한국 타선은 4회 이후 빠르게 전술을 전환했다. 볼을 기다리지 않고, 초구부터 적극 공략, 4회 첫 안타에 이어 기어코 5회 이종욱의 역전 3점홈런이 터져 나왔다. 이후 3-2로 쫓기던 7회엔 박진만의 1점홈런이 작렬하며 승기를 굳혔다. 정보전, 순간 대응력뿐 아니라 전략도 한국의 압승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점수 많이 안 난다. 4점만 뽑으면 이긴다. 우리 투수들이 3점 이하로 막아낼 수 있다"라고 예견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류현진에 이어 6회부터 박찬호를 불펜 투입시킨 승부수도 이미 계획에 들어있었던 작전이었다. 대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그리고 낯선 구장의 악재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한국야구가 대만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을 증명한 대만전 승리였다. 스코어는 3점차(5-2)였지만 한국의 의도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됐기에 완승이라 할 수 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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