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황금 계투책', 라이벌 궈타이위안 압도
OSEN 기자
발행 2007.12.01 18: 01

역시 고수였다. 선동렬 대표팀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는 투수전에서 일본야구 출신의 라이벌인 궈타이위안 대만대표팀 감독을 압도했다. 말 그대로 상대의 허를 찌르고 깔끔한 계투책으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1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개막전서 대표팀의 투수 라인업은 선발 류현진, 롱미들맨 박찬호, 원포인트 장원삼, 마무리 정대현으로 이어졌다. 이들 투수들은 대만 선을 산발 8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승리를 부른 황금의 계투진이었다. 선발투수는 박찬호로 예상됐으나 류현진을 전격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류현진은 1회 실점했으나 6회 안타를 내주고 내려갈 때까지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고 대만 선을 잠재웠다. 미들맨으로 투입된 박찬호는 발빠른 승부와 변화구 직구를 현란하게 구사하며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의 자책점이 된 6회 1실점도 우익수 이병규의 깔끔한 수비가 더해졌다면 내주지 않을 점수였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노련한 피칭으로 대만 타선을 잠재웠다. 선 수석코치는 박찬호의 용도를 놓고 선발 또는 미들맨으로 고심했다. 대만전 선발투수 가능성도 높았다. 류현진의 구위가 그리 올라오지 않아 고민스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에이스 류현진을 그대로 투입했고 박찬호는 뒤를 받치는 황금조합을 만들어냈다. 이후 등판한 장원삼과 정대현은 정해진 순서였다. 두 투수는 9회 대만의 추격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어버렸다. 낮고 까다로운 볼을 던지는 장원삼이 길을 닦았고 정대현은 춤추는 변화구로 나머지 두 타자를 잠재웠다. 거꾸로 대만의 궈타이위안 감독은 선발 린언위의 호투에 너무 마음이 뺏겨버렸다. 린언위는 5회 1사 후 박진만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볼이 높게 형성됐고 한복판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한국이 하위타선이라는 점에 안심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종욱에게 3점홈런 치명타를 맞고 말았다. 5회 1사까지 린언위의 완벽한 피칭에 판단력이 흐트러진 것이다. 궈타이위안 감독은 뒤늦게 6회부터 황준중을 내보냈지만 7회 박진만에게 밋밋한 볼을 던지다 홈런을 얻어맞고 추가점을 내주었다. 8회 투수 교체 과정에서는 컹포쉬안과 차오진후이의 교체를 놓고 혼선을 빚었다. 차오진후이가 나오다 다시 들어가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의 기동력 야구에 흔를려 도루를 잇따라 허용하고 3루 실책까지 겹쳐 쐐기 점수를 내주는 우를 범했다. 궈타이위안 감독은 일본무대에서 선발 100승을 올리며 세이부 황금시대를 열었던 대만의 국보급 투수다. 선동렬 수석코치 역시 주니치 시절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우며 98세이브를 따낸 한국의 국보투수. 양국 국보투수들의 첫 만남에서 선동렬 수석코치가 선승을 거둔 셈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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