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살 길, '별순검'에서 찾아라
OSEN 기자
발행 2007.12.02 08: 31

지상파 MBC에서는 시청률 부진으로 방송 6회 만에 조기 종영됐던 ‘별순검’이 케이블 MBC 드라마넷에서는 대박드라마로 사랑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마니아층을 겨냥해 실험적인 발상과 과감한 도전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2005년 9월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MBC에서 처음 방송됐던 ‘별순검’은 이후 정규방송으로 편성됐지만 2006년 초 저조한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6회 만에 조기 종영됐다. 당시 조선시대 과학수사라는 특별한 소재로 'CSI 조선'이라는 애칭까지 생겼던 '별순검'이 갑작스럽게 종영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자발적인 조기종영 반대 운동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마니아팬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는 끊임없이 계속됐으며 결국 올해 10월 13일 케이블 채널 MBC 드라마넷에서 다시 태어나게 됐다.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를 표방한 ‘별순검’은 조선시대 후기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각종 미궁에 빠진 사건을 아날로그적인 수사기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본격 수사물이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에서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이라는 쓰디쓴 패배를 맛 봐야했던 ‘별순검’이 MBC 드라마넷에서 부활한 후 케이블 자체제작드라마 사상 최초로 4%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어 놀랍다. 케이블에서 방송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1%대만 꾸준히 나와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최근 여러 인기스타들을 내세운 자체 제작드라마들도 2%의 시청률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별순검’의 4%대 돌파는 실로 엄청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상파에서는 천대받던 천덕꾸러기가 케이블에서는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셈. 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시청자들의 평균 입맛을 사로잡아야하는 지상파와는 달리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특정 프로그램만 골라 시청할 수 있는 케이블 방송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한때 케이블이라는 매체파워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과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시선 끌기에만 급급해왔던 케이블 방송은 ‘별순검’의 성공을 통해 마니아 드라마 또는 실험적인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제작해 질로 승부하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케이블의 특성상 지상파에 비해 장르와 콘셉트 선택이 유연하고, 상대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돼 있는 만큼 도전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hellow082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