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투수 전원이 대기 명령을 받은 것만은 확실하다. 김경문 베이징 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일 대만전에서 '류현진 선발-박찬호 구원'이란 의외의 전술로 5-2 역전승을 얻어냈다. 이어 일본의 호시노 감독은 필리핀전에 선발투수가 가와카미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와쿠이를 등판시켜 6회까지 던지게 했다. 이 때문에 실질적 베이징 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린 2일 한일전 당일까지도 일본 언론은 선발을 3갈래로 추정, 혼선을 낳고 있다. 와 는 예전처럼 에이스 다르빗슈(니혼햄)의 선발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은 입장을 선회해 좌완 나루세(롯데)가 나갈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또 는 다르빗슈 선발을 유력하게 언급했지만 베테랑 가와카미(주니치)의 전격 선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와타나베와 다카하시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만큼 가와카미가 고바야시(롯데)와 함께 미들맨을 맡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현지 일본 매스컴의 중평이다. 대학생 투수 하세베를 끝까지 남겨둔 이유는 좌투수란 희소성 때문이다. 즉 한국 좌타선 전담 저격수로 하세베의 쓰임새를 예측할 수 있다. 이어 구원진은 좌완 이와세(주니치)-우완 후지카와(한신)에 이어 우에하라(요미우리)가 마무리를 구성한다. 호시노 감독이 다르빗슈를 택해 7회 이상을 책임지게 할지, 아니면 다르빗슈를 대만전으로 돌리고 한국전에 투수 물량공세를 시도할지 두 가지 옵션을 쥐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 역시 대만전에 류현진-박찬호를 동시 소모한 탓에 오히려 선발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정황상 장원삼(현대) 전병호 권혁(이상 삼성) 류택현(LG) 등 좌투수의 중용 가능성이 높다. 우완 강속구 류제국(탬파베이)이 어떤 방식으로 기용될지도 관건이다. 불펜진 역시 박찬호의 투입 시점과 잠수함 정대현을 일본전에서도 마무리로 고수할지가 미궁이다. 결국 한일전의 포인트는 일본은 호시노의 선발 결단, 한국은 대만전에 이어 또 다시 선동렬 코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이라 할 수 있다. sgoi@osen.co.kr 지난 1일 대회 개막식서 나란히 서 있는 한국과 일본 대표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