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가 더비’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의 올 시즌 마지막 '전쟁'도 막을 내렸다. 2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있은 2007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남이 포항을 3-1로 물리치고 2연승, FA컵 2연패를 이뤄냈다. 단기전 매직을 어느 팀이 이뤄낼지 여부와 함께 또다른 관심사는 세트피스 성공률. 골을 뽑아내기 가장 수월하다는 세트피스는 전남과 포항의 주 공격 패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기대했던 세트피스 공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180도 달라진 정공법이 흥미를 끌었다. 재미있는 축구를 구사하고도 골을 넣지 못해 ‘반쪽 팀’이란 오명을 얻은 포항이나 ‘가장 재미없는 팀’으로 꼽힌 전남은 이날 경기서도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을 기쁘게 했다. 이날 터져 나온 4골은 모두 세트피스가 아닌 정공법에 의한 득점이었다. 전반 35분 터진 전남 주장 송정현의 선제골은 후방 침투 패스로부터 시작됐다.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은 송정현은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 침착하게 슈팅을 작렬, 골네트를 갈랐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동점골을 뽑은 포항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5분 오승범이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한 볼을 전남 골키퍼 염동균이 쳐내자 쇄도하던 고기구가 옆으로 흘려줬고, 이를 뒤에서 달려들던 황진성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후반 36분 터진 송정현의 두 번째 골과 38분 산드로의 추가골도 마찬가지였다. 김치우의 왼쪽 크로스를 송정현이 슬라이딩으로 밀어넣은 데 이어 2분 뒤 산드로도 멋진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탁월한 세트피스 득점력과 더불어 정공법으로 승부할 줄 아는 능력까지 갖춘 전남이나 포항 모두 한층 강해진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yoshike3@osen.co.kr 전반 전남 송정현의 대시를 포항 김기동이 마크하고 있다./포항=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