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래에는 향기가 난다. 당시의 기억이 그 향기를 타고 짙은 그리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스타는 지금도 늘 궁금하고 언제쯤 무대에 선 모습을 볼 수 있을까하고 그날이 기다려진다. 박진영과 서태지가 그렇다. 1972년 동갑내기 스타 서태지와 박진영의 컴백 소식에 이들의 음악을 즐겨듣던 팬들은 이들이 한참 활동하던 1990년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던 책상 머리맡에 이들의 사진을 두고 있었던 이들도 있을 것이고 초등학교 시절 이들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우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며 연인과 함께 거리를 걷다가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들은 이도 있었을 것이다. 먼저 컴백의 포문을 연 것은 박진영이다. 박진영은 6년 만에 7집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데뷔 곡 ‘날 떠나지마’‘너의 뒤에서’부터 ‘청혼가’‘하니’‘키스 미’‘난 여자가 있는데’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매번 파격적인 가사와 춤, 솔직한 입담으로 화제를 낳았다. 그런 그는 프로듀서도 변신해 비, 원더걸스, god, 임정희, 노을 등 많은 가수들을 키워내며 가수로서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도 성공을 거뒀다. 6년 만에 돌아온 그는 댄수 가수로서 전혀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파격적인 가사, 의상도 여전했고 무엇보다 이제 30대 중반인 그가 멋지게 무대 위에서 춤을 춰 보이고 그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마저 안겨줬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들은 평상시 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태지 역시 내년 8집 정규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에 앞서 열린 ‘서태지 15주년 기념 공연’은 기념 음반뿐만 아니라 공연 참가자들까지 뜨거운 이슈가 되며 여전한 서태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증명했다. 1992년 1집 앨범 ‘난 알아요’로 데뷔한 서태지는 그 이후 발표한 모든 앨범이 히트를 쳤고 그는 한 명의 가수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열정과 꿈, 도전정신을 대표하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서태지는 특히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전혀 근황조차 알 수 없어 팬들에게는 늘 그리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하는 정규 8집은 음반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서태지, 박진영이 활발히 활동하면 1990년대만 해도 음반이 많이 팔리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100만장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앨범도 많던 시기다. 이제는 그랬던 시절이 과연 있기나 했었나 할 정도로 꿈만 같다. 서태지 박진영의 컴백 소식이 이토록 반가운 것도 그래도 숨 쉴 만 했던 우리 음반시장에 대한 그리움도 포함돼 있는 것이 아닐까. 돌아오는 스타들이 몰고 오는 향기가 꽁꽁 얼어붙은 마음은 물론 음반 시장에도 온기를 전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happ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