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클럽 자격으로 내년 시즌 아시아 정벌을 꿈꾸는 '제철가 형제'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다. 각각 올 시즌 K리그와 FA컵을 평정한 포항과 전남은 내년 12월 세계 클럽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적극적인 선수 보강을 통해 전력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한지붕 아래에 있는 포항과 전남은 모든 면에서 닮은 꼴 행보를 보였다. 정규리그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았던 성적이며,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에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까지 판박이였다. 숨가쁘게 전개됐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프리시즌을 맞이한 요즘, 포항과 전남은 선수 보강에 있어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 시즌 대전 시티즌의 주포로 활약한 브라질 용병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 포항의 경우는 이미 데닐손을 영입하며 먼저 스타트를 뗐다.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스포츠 클럽으로 이적을 추진했던 데닐손은 조건에서 이견을 보이자 K리그로 다시 방향을 급선회했고, 포항과 계약을 확정했다. 자세한 조건은 알려진 바 없지만 데닐손은 자신이 대전 잔류를 위해 제시했던 최소 마지노선인 60만 달러 이상은 보장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함께 전남의 선수 영입 움직임도 묘하다. FA컵을 치르느라 선수단 정리 작업이 상대적으로 늦은 전남은 최근 슈바 영입을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달 베트남 빈둥성에서 열린 BTV컵에 동행했던 슈바는 김호 감독과 재계약 면담을 가졌으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슈바는 당시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에게 130만 달러 이상을 보장하는 팀이 있다"고 통보했고, 대전은 연봉 40만 달러 이상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정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허정무 감독도 슈바 영입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슈바의 측근은 "전남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현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이들 외에도 포항과 전남은 요소요소에 적절한 선수 영입을 타진하고 있다. 포항은 전북의 미드필더 권집을 비롯해 다른 구단의 몇몇 선수들을 끌어올 계획이고, 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 시즌 그 어느때보다 용병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속팀 대전을 거의 꼴찌에서 6강으로 이끈 두 주역 데닐손-슈바 영입만큼 임팩트가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