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놀라운 기록이 작성됐다. 지켜본 팬들이 고작 350여 명에 불과했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지난 4일 저녁 수원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상무의 첫 경기. 세트 스코어 2-2의 팽팽한 흐름 속에서 맞이한 5세트가 대단했다. 규정상 5세트서는 한 팀이 15점만 먼저 올리면 끝나지만 손에 땀을 쥐는 듀스 행진이 무려 12번이나 이어져 체육관을 찾은 이들을 열광시켰다.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시즌 개막 직전 불참을 선언했다 극적으로 리그 참여를 확정한 한전은 상무에 첫 세트를 19-25로 내줘 불안감을 드리웠으나 곧바로 안정을 되찾고 내리 두 세트를 가져와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무는 4세트에서 25-21로 승리, 세트스코어 2-2를 만들어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최종 결과는 결국 한전의 29-27 승리. 승자도 패자도 모두 후회없는 2시간 4분의 명승부였다. 종전 V리그 최고 랠리 기록은 지난 1월 28일 작성된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의 경기에서 나온 20-18 기록. 하지만 이날 기록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이는 지난 2일 일본서 끝난 남자배구 월드컵 개막전서 한국이 호주에 아깝게 패한 5세트 스코어와 똑같았다. 정식 프로팀과 전력상 큰 차이를 보이는 한전과 상무의 대결이었기에, 그래서 1승이 더욱 절박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었지만 배구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