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화제와 우려 속에 시작했던 MBC 퓨전사극 '태왕사신기'가 5일 24부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금까지 방송됐던 드라마 중 방영이 되기 전부터 종영을 앞둔 지금까지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색 기록과 논란을 많이 낳았던 '태왕사신기'를 되짚어본다. 배우 공식 기자회견이 없는 드라마 어느 드라마, 영화든지 작품이 시작되기 전 홍보를 목적으로 배우와 감독이 한 자리에 모여 제작발표회를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태왕사신기'는 배우들 없이 연출을 맡은 김종학 PD만 참석한 채 1,2회분의 영상을 관람하고 얘기를 나누는 조촐한 형식의 간담회만 진행됐을 뿐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배용준을 비롯해 그 어떤 배우들도 매체별 인터뷰는 물론이고 공식기자회견도 한번 없이 꽁꽁 몸을 숨긴 채 촬영에만 임했다. 물론 MBC 일일연속극 '아현동마님'의 경우 배우들은 물론이고 감독, 작가 모두 기자회견이나 개인인터뷰 없이 첫 시작을 알리기도 했지만 '태왕사신기'의 경우 방영 전부터 몇차례 방영이 지연되며 숱한 화제를 일으킨데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4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 터라 배우 공식 기자회견이 없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양치기 소년이 될 뻔한 드라마 '태왕사신기'는 올해 5월 21일 방영을 공식 확정했다가 6월 25일로 한 차례 미룬데 이어 또다시 9월 10일로 미루는 등 마치 양치기 소년을 연상케했다. 전혀 촬영진행사항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영지연이 계속되자 소문이 무성해졌고 급기야 김종학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그 이유를 밝히는 이색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광개토대왕이라는 인물의 족적만 쫓아다녔다면 훨씬 빠른 시간에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서는 비주얼 적인 측면에서 디테일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4신을 광개토대왕과 접합시키는 과정, 그리고 멜로, 외적인 인물의 결합이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이었기에 힘들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태왕사신기'의 방송지연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 '9회말 2아웃', '신현모양처' 등 다른 드라마들의 편성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시청자들의 불신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9월 10일로 첫 방송을 확정한 이후에는 4일 연속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모두를 놀라게 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사상 초유의 제작비 '태왕사신기'가 세운 또하나의 기록은 바로 어마어마한 제작비의 투입이다. 430억 원이라는 드라마 사상 초유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CG 작업과 오픈세트장 건립, 배우들의 출연료와 기타 확인되지 않은 금액을 모두 합하면 그 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엄청난 제작비를 반영하듯 '태왕사신기'는 초반 화려한 영상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뉴스데스크'를 늘린 드라마 지난 11월 29일 23회분이 20여분 늦게 방송되는 의아한 일이 발생했다. 영문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TV 앞에서 예상보다 길어지는 '뉴스데스크'를 보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일은 바로 '태왕사신기'의 편집 지연이 초래한 결과였다. 막바지로 흘러가면서 빠듯한 일정 탓에 편집이 다소 늦어졌고 이에 따라 '뉴스데스크' 측에 방송분량을 좀 늘려달라는 부탁을 한 후 20분 뒤에 전파를 타게 된 것. 이와 관련해 제작사 측은 "23회는 방송사고가 아니었다. 어느 미니시리즈든 마지막에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색안경끼고 바라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지만 결코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태왕사신기'는 2일 모든 촬영을 마치고 오늘 밤 마지막회 방송을 앞둔 채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사극체 없는 사극 모름지기 사극이라 하면 다소 딱딱한 사극체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태왕사신기'는 퓨전사극이라는 장르답게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사극체 대신 부드러운 현대어로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했다. 귀에 익숙한 배우들의 현대어 사용에 따라 사극이라는 장르의 한계로 다가올 수 있는 시청자간의 거리를 좁히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며 화려한 영상과 함께 세련미를 추구할 수 있게 됐다. 극장상영, 애니메이션, 만화 제작 '태왕사신기'는 3일부터 일본 NHK를 통해 '태왕사신기'를 방송을 시작함과 동시에 4일부터는 일본 내 30개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신주쿠 발트 9 등 10개 극장에서 최종 1회 1시간씩 총 24편으로 나뉘어져 한편당 1주일씩, 총 6달(24주)동안 상영될 예정이라 매우 이례적이다. 또 O.S.T 출시, 소설 발간에 이어 만화책까지 출간됐으며 11월 21일에는 국내 최대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앤지엔터테인먼트와 TV 및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과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부가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