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 배용준을 위한 드라마
OSEN 기자
발행 2007.12.05 15: 24

‘욘사마’ 배용준(35)은 한국에서 어떤 위치의 스타일까? 배용준은 그동안 국내 팬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막연하게 일본 아줌마들의 우상, 일본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 정도로 기억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인식이 너무 강해 상대적으로 배용준은 한국 여성들에게는 일본에서 만큼 인기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배용준의 진가를 또다시 확인시킨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송지나 박경수 극분, 연출 김종학)다. 뜸한 한국 활동으로 인해 배용준을 일본에서 더 인기가 많은 스타라고 여겼던 오해와 편견 속에서 ‘태사기’는 그의 존재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배용준이 ‘겨울연가’로 일본 여심을 흔들 때 그는 이미 오랜 시간 동안 한국에서 실시된 각종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많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 것이다. 94년 KBS 2TV ‘사랑의 인사’로 데뷔한 이후 그의 행보를 찬찬히 살펴보면 데뷔 이후 항상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고 싶은 남자’‘남자친구 삼고 싶은 남자’ 1위에 손꼽혀 왔고 이제는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그가 2002년 ‘겨울연가’ 이후 오랜 침묵 끝에 탄생시킨 ‘태왕사신기’는 그야말로 배용준의, 배용준에 의한, 배용준을 위한 드라마였고 그 결과는 ‘한국형 판타지의 완성’이라는 평을 들으며 시청률까지 사로잡으며 성공을 거뒀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 과연 그렇게 일본에서 인기 많은 배용준이 한국에서도 다시 한 번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런 것은 단번에 기우였다는 것이 증명됐다. 수려한 영상미와 CG효과는 첫 방송부터 관심을 끌어 모으기 시작하더니 회가 거듭 될수록 배용준이 없는 ‘태사기’는 상상할 수도 없게 됐다. 사실 처음부터 배용준 없는 ‘태사기’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배용준이라는 이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자금 동원력이며 국내외 관심까지 모은 힘의 원천은 배용준에서 비롯됐다. ‘태사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욘사마’ 배용준이 선택한 작품으로 늘 ‘태사기’는 관심을 모았고 게다가 김종학 PD와 배용준이 만난다고 하니 그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든 외적인 요소를 제쳐두고 그저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으로서도 브라운관을 가득 채우는 배용준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반하게 하기 충분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그동안 익숙했던 바람머리가 아니라 긴 머리를 휘날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부하를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헌신적인 그의 모습은 배용준을 싫어하던 이들도 다시 한 번 그를 돌아보게 했다. ‘태사기’를 보며 배용준을 중심으로 모든 상황이 진행됨에도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고 배용준을 다시 봤다는 시청자 평이 많았다. 확실히 배용준은 자신의 힘이 절대적인 작품에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표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배용준이 만들어낸 유약하고 한없이 부드러운 듯 하면서도 강인한 군주의 모습은 새로운 왕의 전형을 성립시키는데도 한몫했다. 그 흔한 제작발표회, 인터뷰 한 번 갖지 않고 작품으로만 모습을 드러낸 배용준은 그저 이름뿐인 스타가 아니라 작품을 통해 완벽히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스타임을 보여준 것이다. 이 작품의 성공 이후 어쩌면 배용준을 보기란 이 작품 전보다 200%정도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품 없이 이름 혹은 이미지로 광고로만 볼 수 있었던 스타보다는 작품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스타로 더 가까워지게 됐다. happ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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