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대표팀 후보에 올랐던 인물들이 모두 취임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축구협회의 대외 협상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스카이스포츠 BBC 등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란히 "제라르 울리에 감독과 믹 매카시 감독이 한국행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매카시 감독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 소속팀 울버햄튼의 반대가 워낙 심한 데다 본인도 "몰리뉴(울버햄튼 홈구장)에 남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유일한 희망은 울리에 프랑스축구협회 기술이사. 특별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오퍼마저 거절했던 울리에 감독이기 때문에 상황이 어려워진 것만은 틀림없다.
당연히 축구협회의 대외 협상력에도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거스 히딩크, 움베르토 코엘류,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등 외국인 감독들을 영입할 때마다 탁월한 협상력을 보였던 축구협회다.
축구협회는 그간 지속적으로 "(후보들과)협상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왔고 지난 5일에는 정몽준 회장이 직접 "울리에와 매카시 중 한 명이 2~3일 내로 선임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철저한 보안이 생명이었던 대외 협상에 구멍이 뚫리면서 축구협회는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제3의 카드를 찾아 다시 협상에 들어가야 하는 어려움마저 감수하게 됐다.
물론 울리에 감독의 최종 입장이 아직 나온 것은 아니지만 부담을 느끼는 것만은 틀림없기 때문에 그가 수락할 확률도 극히 낮아졌다.
자세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던 한국과는 달리 지난 5일 BBC는 '한국 차기 사령탑이 이번 주말쯤 발표된다'고 전한 바 있다. 극비 리에 진행해야 할 후보와의 접촉 과정이 외신을 통해 낱낱이 공개된 셈이다.
늘 성공을 달려왔던 축구협회의 대외 협상력이지만 이번만큼은 자칫 실패로 돌아갈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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