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IA 감독은 2008시즌 1군 투수진을 이끌어갈 투수코치로 일본인 간베 토시오 씨를 영입했다. 조범현 감독이 여러 경로를 통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간베 코치의 마음을 움직여 KIA 유니폼을 입혔다. 간베 코치는 올해 64살이다. 조범현 감독보다 17살이나 많다. 선수시절을 돌이켜 보면 70년 좌완 유망주로 긴테쓰에 신인 드래프트 2번으로 입단했고 79년 야쿠르트로 이적, 12년 동안 90승을 따냈다. 코치 노하우도 상당하다. 83년 야쿠르트 코치를 시작으로 긴테쓰, 오릭스에서 19년 동안 코치 경력을 쌓았다. 한화 구대성이 지난 2001년 오릭스에 입단했을 때 투수코치가 바로 간베 코치였다. 2001시즌을 마치고 오릭스를 떠나 야인생활을 하다 지난 2005년 다시 오릭스로 복귀했다. 당시 5.66에 이르렀던 팀 방어율을 3.84로 2점 가까이 끌어내리는 실적을 올렸다. 중간 계투진을 두텁게 만들어 마운드의 힘을 키워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조범현 감독은 이 점을 주목했을 것이다. 2007시즌 KIA의 팀방어율은 4.49로 8개팀 가운데 꼴찌다. 4강에 올랐던 지난해 KIA의 팀 방어율은 3.33으로 삼성과 공동 1위였다. KIA가 창단 두 번째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당연히 내년 시즌 재도약을 위해서는 마운드 재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범현 감독은 무너진 마운드를 이끌어 낼 조타수로 노회한 일본인 코치를 선택했다. 일본인 코치를 영입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SK 와이번스의 성공을 눈여겨 봤을 것이다. 그의 손에서 어떤 작품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2008시즌 KIA 마운드는 백지상태에 출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무리 한기주, 선발 윤석민을 제외하고 선발진, 불펜진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도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간베 코치는 KIA의 입단 요청을 받고 상당히 고민했던 것 같다. 외국 프로구단에서 일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가을캠프 막판 직접 미야자키로 날아가 KIA 투수들을 직접 관찰했다. 자신이 키울 수 있는 재목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입단을 결정했다. 그는 젊은 KIA 투수들에게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실제로 KIA에는 다른 팀 감독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미완의 대기와 유망주들이 많다. 간베 코치가 무너진 마운드 재건에 성공한다면 KIA의 2008년은 긍정적인 상황들이 나타날 것이다. 4강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