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보다 더 어려워요'. 6일 제주 한라병원 로비. 프로야구선수협회 대의원 총회에 참석했던 선수들이 한라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할 김치 담그기에 여념이 없었다. 앞치마를 두른 뒤 양손에는 고무 장갑을 끼고 양념을 버무르는 선수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강한 의지 덕분일까. 서툰 솜씨와 달리 눈빛 만큼은 진지했다. '회장님' 이종범(37, KIA)은 직접 김치를 담그며 어머니의 노고를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고 털어 놓을 정도. 이종범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다음부터 아내가 김치 담글 때 꼭 도와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정규 시즌 신인왕을 거머쥔 두산 임태훈(19)은 "초등학교 시절 몇 차례 어머니의 김치 담그기를 도와 드렸지만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진균 선수협 사무총장은 신인왕이 직접 담근 김치를 경매에 붙여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선수들이 직접 담근 김치의 맛은 어떨까. 두산 외야수 김현수(19)는 "내가 담근 것이지만 맛있다"고 자평했다. 한편 선수들이 정성스레 만든 김치 250포기는 홍익보육원에 전달될 예정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