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개인전 위주로 진행됐던 '스타크래프트'리그에서 팀플레이는 단체전으로 펼쳐지는 프로리그의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도입한 경기 방식이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5 시절에는 정규전에서 매 경기 두 세트씩 들어가며 그 비중이 매우 컸었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6'부터 한세트로 비중이 줄었지만, 강도경(26, 공군), 박정석(25), 이창훈(24, 삼성전자)같은 팀플레이 전담 선수 외에 다른 선수들도 팀플레이 전담 선수로 등장하면서 전문적으로 분업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5전 3선승제의 프로리그 방식에서 팀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 한세트에 불과하지만 최고의 승부처는 '팀플레이'라는 말처럼 아직까지 그 무게감은 크다.
2007시즌 전기리그를 포함해 후반기 9주차까지 열린 팀플 경기는 220 경기 (전기리그 132경기). 그 중 팀플레이를 이겼던 팀은 도합 149승을 기록했고, 승률은 무려 67.7%의 고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팀플레이 승리를 바탕으로 역전승을 만들어낼수 도 있고, 3-0 완승을 매조지 할 수 도 있다.
프로리그서 한 축을 맡고있는 팀플레이서 때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e스포츠 각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팀플레이의 존재성에 대한 설전이 한창이다.
개인전에 비해 팀은 물론이고 팬들의 관심도 크지 않다는 것이 팀플레이 폐지를 제시하는 측의 핵심 주장이다. 팬들의 반응이 냉담하다보니, 선수들도 팀플레이에 대해 피하는 입장이다.
최근 SK텔레콤의 팀플의 핵심 전력이었던 윤종민이 팀플레이어에서 개인전 선수로 변신했다. 윤종민은 프로리그 팀플에서 25승 16패 승률 61%라는 좋은 성적과 13연승을 기록했던 팀플레이 최고선수.
윤종민은 지난 11월 7일 열렸던 스타챌린지를 2전 전승으로 통과한 것에 이어 13일 열렸던 프로리그서도 개인전 승리를 거두며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윤종민은 "개인전 무대에 정말 서보고 싶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팀플레이만 전담하려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겠다"고 개인전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도대체 어떤 점이 팀플레이서 일가를 이뤘다고 할 수 있는 윤종민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가장 크게 추측되는 부분은 대우 문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박정석을 제외하면 고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는 이창훈, 심소명 정도에 불과하다. 즉 삼성전자와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다른 팀의 연봉체계는 프로리그 뿐만 아니라 개인리그 출전에 따른 고과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게이머들 조차 팀플레이 출전을 꺼려하는 터라 팀플레이가 약한팀은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과 우승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반대로 생각하면 팀플레이가 강한 팀은 전담 선수에게 '희생'을 요구하며 팀플레이를 책임지게 하고 있다. 팀플레이에 전념할 경우 실제적으로 개인리그 준비는 불가능한 상태에서 팀플 전담 선수들의 프로리그 개인전 및 개인리그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할 수 있다.
팀플레이 주로 출전하고 있는 프로게이머 A는 "개인전에 너무 나가고 싶지만 팀 사정상 출전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프로라는 이름을 걸고서 팬들에게 나를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 방법이 개인리그더라. 너무 출전하고 싶은 나머지 개인시간을 쪼개가면서 연습을 했다"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팀플레이 무용론에 대해 한 e스포츠 관계자는 "프로리그 창설 당시부터 있었던 팀플레이를 배제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팀플레이라는 부분이 경기의 다양화와 보는 재미를 위해 주어진 것인데 없애자는 의견은 상식적이지 못한 것 같다"고 반박하면서 "선수들의 처우에 대한 개선책과 팀플레이 활성화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본좌' 마재윤이 오는 8일 이스트로전과 11일 공군전서 팀플레이에 랜덤 유저로 출격한다. 팀플레이 무용론이 한창 들끓고 있는 이때에 마재윤은 팀플레이 출전을 자청했다고 하니 참으로 묘한 일이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