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선임' 기술위, '졸속' 행정 또다시 도마에
OSEN 기자
발행 2007.12.07 11: 50

핌 베어벡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4개월째 공석이던 한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허정무(52)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확정됐다. 7일 오전 대한축구협회는 허정무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라르 울리에 감독과 믹 매카시 감독이 모두 한국행을 고사하자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영무)는 지난 6일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모든 일이 이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이틀 전만 해도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부산을 떨었다. 정몽준 회장은 “울리에, 매카시 중 한 명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명장을 모시게 돼 영광”이라고까지 말했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는 새 외국인 감독에게 제공할 선수 분석용 비디오 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파일들을 제작해 놓고 입국만을 기다렸지만 불행하게도 후보들은 모두 한국행을 사양했다. 다급해진 기술위는 내국인 감독 선임으로 방향을 선회, 허정무 감독을 낙점했으나 시간에 쫓겨 부랴부랴 결론지었다는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축구협회는 해외파 감독 영입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을 세워뒀다. 그러나 계획 마련 여부를 떠나 짧은 시간 동안 전남과 얼마나 제대로 된 의견 조율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부산 아이파크 지휘봉을 잡은 지 보름 여밖에 되지 않았던 박성화 감독을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에 앉혔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전남을, FA컵 2연패를 이룩했고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감독을 졸지에 내주고 새로운 인물을 물색해야 하는 처지로 만들었다. 전남이 “서운하지만 축하할 일”이라며 허정무 감독을 곱게 보내줬기에 망정이지 충분히 마찰을 빚을 수도 있을 법한 일이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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