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무, "허정무 감독 단기전 능력 높이 샀다"
OSEN 기자
발행 2007.12.07 15: 55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의 표정은 지난 4개월간 어깨를 짓눌러왔던 큰 짐을 내려놓은 탓인지 홀가분해 보였다.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사령탑 취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위원장은 “단기전에 능한 감독이라 판단해 허 감독을 선임했다”며 “정신력, 선수 장악력, 승부욕 등을 키워줄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는 지난달 11일 해외 2명, 국내 2명 후보를 추렸고 허 감독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며 “만약 해외파가 안될 경우 차선책으로 이미 국내파를 선임키로 내부 결정을 내려 놓았다”며 이번 결정이 졸속 행정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날 오전 축구협회는 한국행을 모두 고사한 제라르 울리에 프랑스축구협회(FFF) 기술이사 및 믹 매카시 울버햄튼 감독을 대신해 허정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겠다고 발표했고, 전남 구단도 내부 회의를 거쳐 허 감독을 보내주기로 결정을 내렸다. 울리에와 매카시의 거절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 오후 긴급 기술위를 소집해 늦은 밤까지 마라톤 회의를 가진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이로써 한바탕 축구계를 뒤흔들던 대표팀 차기 사령탑 인선 작업이 7년 만에 대표팀으로 복귀한 허정무 감독의 취임으로 막을 내렸다. 이 위원장은 “허 감독은 98 방콕 아시안게임, 2000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고, 이후 2004년까지 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로서 활동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라며 “특히 작년과 올해 전남을 FA컵 2연패를 이룬 인물로 단기전 능력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짧은 시간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선수들을 선발하고, 이끄는 데 있어서 국내파 후보 중 허 감독이 최적임자로 생각했다”며 “뿐만 아니라 경험이나 해외 축구에 대한 식견에 있어서도 해외파에 비해 부족함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 위원장은 해외파 감독들의 의사를 타진할 때 한 에이전시에만 의존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가삼현 사무총장이 출국한 뒤 곧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계속 늦어지며 내부적으로 국내파를 선임키로 방향을 돌렸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이 정말로 3순위였다면 국내파 감독이 잉글랜드 2부리그 감독(믹 매카시)보다 못하다는 인상을 왜 심어줬느냐는 물음에는 “2002 한일월드컵서 보여준 매카시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명쾌한 설명 대신 말꼬리를 흐렸다. 한편 이 위원장은 각급 대표팀의 잇달은 부진과 감독 선임 과정에서 보인 허술한 정보력으로 책임론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동반자 의식을 갖고,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을 잘 이끌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해 아직 물러날 뜻이 없음을 간접 시사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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