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야구인 한재우씨, "교포 선수 모으기 힘들어졌다"
OSEN 기자
발행 2007.12.08 11: 29

…일본 대표팀 4번타자 아라이, 귀화한 봉황대기 출신 재일교포 지난 1969년부터 재일동포 고교선발팀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던 재일대한야구협회 한재우(70) 회장이 모처럼 뿌듯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을 찾으면서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지난 7일 열린 ‘2007 제일화재 프로야구 대상’에서 허구연 야구발전장학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 한 회장에게는 상금 200만 원과 상패보다도 지난 세월 동안 한국야구와 인연을 맺고 달려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에 더욱 뿌듯한 마음이었다. 특히 신혼 때부터 사비를 들여 일본 전역에서 교포 선수들을 모아 여름방학 때 열리는 봉황대기에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하는 바람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제야 체면이 섰다. 한 회장은 마침 이날이 결혼기념일로 시상식에 부인 김효자 씨와 함께 참석했다. 한 회장은 재일동포 선수들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선수단을 한국에 데려오지 못하고 있는 것을 몹시 아쉬워하고 있다. 한 회장은 “얼마 전 끝난 올림픽 예선에서 일본 대표팀 4번타자로 활약한 아라이는 봉황대기에 재일동포 선수로 출전했던 귀화 선수다. 요즘은 돌림자 이름이 점점 없어지고 일찍 귀화하는 선수가 많아져 재일동포 선수들을 모으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그래도 재일동포 선수단이 다시 한국을 찾아 고교선발과 대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물음에 한 회장은 “관중들이 많은 곳에서 선수들이 신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재일동포 선수들을 찾아서 모으기가 쉽지는 않지만 기회가 되면 한국팬들이 많은 곳에서 경기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장학회를 만든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한재우 씨야말로 한국야구 발전에 공이 크신 분이다. 이제야 공로상을 드리는 것이 죄송할 뿐”이라며 한 회장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상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허 위원은 “재일동포 선수들의 방한이 한국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면 등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1970년대, 1980년대 재일동포 선수들의 활약이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 한국 명문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매서운 실력을 발휘하던 재일동포 고교선발의 경기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진다. 재일동포 고교선발팀은 선수들에게는 고국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한국팬들에게는 재일동포도 한민족이라는 의식과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해줬다. sun@osen.co.kr 한재우 씨(오른쪽)가 지난 7일 제일화재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서 공로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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