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 2루수들 '2익수 고영민화' 우려 표명
OSEN 기자
발행 2007.12.08 14: 04

두산 2루수 고영민(23)은 올 시즌 ‘2익수’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고영민은 수비 범위가 넓은 2루수로서 우익수 노릇까지 겸한다는 뜻으로 ‘2익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영민은 시즌 내내 팬들로부터 ‘2익수’로 불리우며 포스트시즌과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명성을 이어갔다. 물론 올림픽 예선전 일본전서 실책으로 한 점을 내준 것이 옥에 티였지만 공수에서 활약이 컸다. 그러나 고영민이 ‘2익수’로 성공을 거두면서 타구단 2루수들도 덩달아 수비 범위를 깊게 잡으려는 경향이 보여 야구인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시상식장에서 만난 유승안 전 한화 감독은 “국내 2루수들이 모두 ‘2익수’가 되려고 한다. 무조건 2루수가 깊숙한 수비를 펼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최근 경향을 우려했다. 또 한 심판원도 “발이 빠르지 않은 2루수가 깊숙한 수비를 펼치다가는 기습번트 타구나 빗맞은 타구 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어깨가 좋은 메이저리그 2루수들이 깊숙한 수비를 펼치지 않는 이유가 다 있지 않겠느냐”며 2루수들의 ‘2익수’ 경향에 우려감을 표했다. 이들은 고영민처럼 발이 빠르고 어깨가 좋은 선수가 깊숙한 수비를 펼치는 것은 자신만의 장점이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선수들이 고영민을 따라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고영민도 일본전서 실책을 범할 때 좀 더 앞에서 타구를 처리했으면 글러브에 튕기는 실수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었다. 야구인들은 선수들이 자신의 특성에 맞게 수비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선수가 잘하는 수비라고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야구인들은 고영민을 제외한 다른 2루수들이 고영민처럼 ‘2익수’ 수비를 펼치려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sun@osen.co.kr 고영민이 외야 잔디 지역에서 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하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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