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전망-2루수] 고영민 '첫 영예' 유력
OSEN 기자
발행 2007.12.08 17: 33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1일 열린다. 골든글러브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수비수들을 선정하는 골드글러브를 따온 상이다. 한국프로야구도 1982년 원년에는 수비율을 기준으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했다. 원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22연승의 박철순이 아니라 황태환이 된 이유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골든글러브는 실질적인 ‘베스트10’으로 탈바꿈했다. 기존의 베스트10을 폐지하고 공격 능력까지 포함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하자 상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근 들어서는 일종의 인기투표 성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과연 누가 황금장갑의 주인이 될지 포지션별로 예상해 본다. ▲ 2루수 2루수는 유격수와 함께 내야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수비의 핵이다. 특히 투수·포수와 함께 내야의 센터라인을 지키기 때문에 유격수와의 콤비네이션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민첩한 포구 및 송구 동작과 정확한 판단력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수비의 꽃’으로 불리는 유격수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2루수지만 내실을 기할수록 공헌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2루수는 타구 처리뿐만 아니라 1루 백업플레이도 펼쳐야 한다. 경기 중 보이지 않게 움직임이 많다. 대개 공수양면에서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안정감을 갖춘 선수들이 2루수를 많이 맡았다. 역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는 모두 11명.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역시 박정태다. 1991·1992·1996·1998·1999년 등 모두 5차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이 부문 최다수상자다. 특유의 승부근성과 건들건들 폼을 앞세운 타격도 좋았지만, 2루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그 다음으로 정구선(1983·1984·1985)·김성래(1986·1987·1988)·강기웅(1989·1990·1993)·박종호(1994·2000·2004)·안경현(2001·2003·2005)이 3회 수상으로 박정태의 뒤를 잇고 있다. 박종호와 안경현은 여전히 현역이다. 이외 차영화(1982)·이명수(1995)·최태원(1997)·김종국(2002)·정근우(2005)가 1회씩 수상했다. 올해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자는 모두 4명이다. 2루수 후보자격은 84경기 이상 2루수로 출전한 선수 가운데 규정타석을 채워 타율 2할4푼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이다. 고영민(두산), 신명철(삼성), 이종열(LG), 김일경(현대) 등이 자격을 갖춘 후보자들이다. 지난해 고영민을 비롯해 정근우(SK)·박현승(롯데) 등 단 3명만 후보자격을 충족시킨 2루수 포지션은 올해도 지명타자 다음으로 적은 4명밖에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수상자 정근우는 올해 유격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하지만 고영민은 여전히 2루수다. 전반적으로 2루수 기근현상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고영민이라는 존재는 이 같은 기근현상을 보이지 않게 할 정도로 화려하다. ▲ 고영민 '첫 수상' 유력 고영민은 올 시즌 126경기 모두 2루수로 출장했다. 타율 2할6푼8리·12홈런·66타점·36도루로 맹활약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타율이 조금 떨어졌지만, 홈런·타점·도루는 모두 폭등했다. 특히 도루는 전체 3위에 올랐다. 게다가 89득점으로 이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됐다. 올해부터 실질적으로 풀타임 주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으로 맹활약했다. 또한 시즌 중반부터 부담이 큰 3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에 걸맞게 장타를 많이 터뜨리며 빠르게 적응했다. 고영민이 기록한 홈런 12개는 2루수 후보자 신명철(5개)·이종열(4개)·김일경(3개)의 홈런을 합한 것과 같다. 수비도 훌륭했다. 수비율은 9할8푼6리로 후보자 중 2위였다. 실책이 9개로 다소 많았지만 보살이 360개로 압도적인 1위였다. 그만큼 많은 타구를 걷어내 타자 또는 주자를 아웃시켰다. 넓은 수비 범위의 힘이다. 2루수와 우익수를 합한 ‘2익수’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고영민의 수비 범위는 드넓고 유연하다. 상대 타자와 주자 유무에 따라 펼치는 고영민의 2익수 수비는 우전안타를 2루 땅볼로 둔갑시키기 일쑤였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상이다. 공수 양면에서 고영민에 대적할 만한 2루수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경쟁자는 있다. 바로 이종열이다. 이종열은 올 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4홈런·5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서 전체 18위에 올랐다. 타율과 함께 실책·수비율에서도 이종열은 고영민을 앞섰다. 이종열의 실책은 단 3개밖에 되지 않으며 수비율은 9할9푼3리로 후보자 중 가장 높았다.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떠오르는 별 고영민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외 신명철이 데뷔 후 처음으로 전경기에 출장하며 한 시즌 100안타를 돌파했지만 타율이 2할5푼2리밖에 되지 않았고 수비율도 9할8푼1리로 다소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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