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열정으로 브라운관을 채우고 있는 탤런트 신구(71)가 출연 중이던 ‘왕과 나’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으며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됐다. 그는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어떤 것을 꼽았을까. 신구는 SBS 월화사극 ‘왕과 나’(유동윤 극본, 김재형 손재성 연출)에서 노내시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왔다. 그는 설영(전혜빈 분)에게 독살당한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손꼽았다. 극중 노내시는 세종조에 내시부 수장을 지낸 원로내시로 자리에 물러나있으면서도 양아들인 판내시부사 조치겸(전광렬 분)을 내세워 실세이상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하지만 그는 조치겸이 양자로 정한수(안재모 분)를 들이라는 자신의 뜻을 어기고 삼능삼무의 운명을 지닌 김처선을 양자로 들이자 자신의 뜻을 어겼다며 노여워했다. 이에 노내시는 정한수를 자신의 양자로 들이고는 그와 함께 조치겸을 물러나게 계략을 꾸몄을 뿐만 아니라 한명회(김종결 분)와 결탁해 지금의 소화(구혜선 분)가 차지한 중전의 자리까지도 엄숙의(한소정 분)로 바꾸려고 했다가 실패했고 결국 12월 4일 방송에서 설영이 준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생을 마감했다. 방송이 끝난 직후 이 장면이 회자가 되자 신구는 “내가 하차하는 장면이 어떻게 전개될까 하고 궁금했는데 수양딸이 아버지를 독살하는 내용이 든 대본을 받아들고 솔직히 놀랐다. 이 장면은 내가 ‘왕과 나’ 30회 동안 출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극 ‘왕과 나’는 내시라는 소재를 다루는 게 신선하고 좋을 것 같아서 출연했는데 이제까지 출연해본 결과 역시 내용이 좋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극의 진행상 내가 일찍 생을 마감한 게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치겸과 김처선, 양성윤 등에게 실감나게 화를 내는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은 시청자들이 많다는 말에 신구는 “그 상황에서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맡았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같이 연기한 설영역의 전혜빈에 대해서는 “ ‘왕과 나’ 때문에 처음 만났는데 예쁘고 대사도 깔끔하게 처리 하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신구는 “‘왕과 나’의 노내시 역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 드라마가 세월이 흘러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될 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신구의 하차에 대해 ‘왕과 나’ 홈페이지에 “드라마에서 진정한 악의 축 연기를 하느라 수고 많았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 잘 봤다” “노내시 신구님이 하차하게 돼 정말 아쉽다” 등의 의견을 게시했다. ‘왕과 나’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아역 연산군, 성종(고주원 분)과 스캔들을 일으키는 어우동(김사랑 분)이 등장하면서 흥미를 자아낸다. happ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