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IA가 프로야구 큰 손?. 흔히 프로야구의 부자 구단을 언급할 때 삼성은 거의 첫 손에 꼽혀왔다. 모그룹이 워낙 막강한 데다 FA 제도 도입 이후 가장 왕성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시즌 직후 심정수-박진만의 동반 영입과 그 조건은 가히 파격이었다. 그러나 사실 그 이후 삼성은 의도적으로 '싹쓸이 본능'을 억제했다. 2005~2006년 우승으로 컴플렉스를 털어낸 데다 선동렬 삼성 감독의 'FA 알레르기'가 워낙 확고했기 때문이었다. 또 삼성 프런트의 기조도 모그룹의 '긴축 분위기'와 맞물려 내실 경영을 기하려는 방향성이 감지되고 있다. 이렇게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선수 수급 시장의 최대 고객으로서 입지를 굳힌 곳이 바로 KIA다. KIA는 창단 시점부터 주니치에 있던 이종범을 최고 대우로 복귀시키더니 이후 고졸 투수였던 김진우(7억 원)와 한기주(10억 원)를 연달아 신인 역대 최고 대우로 영입했다. 특히 2005년 한기주의 입단이 이뤄질 때 계약금 10억 원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최고액이다. 해외파 복귀에서도 KIA는 2007시즌 중반 최희섭에 이어 지난 주엔 서재응까지 빅리그 출신 연고선수(광주일고 졸업)를 잇달아 영입했다. 두 선수 영입 비용은 공식 발표된 액수만 합쳐도 30억 원이 넘어간다. FA 시장에서도 KIA는 간판타자 장성호를 총액 40억 원에 잔류시켰다. KIA가 설정한 최희섭의 15억 원과 장성호의 40억 원은 해외파와 FA 1급타자의 '몸값 가이드라인'으로 통하고 있다. 이밖에 용병 수급에서도 KIA는 빅리그 출신 펠릭스 로드리게스를 지난 시즌 도중 영입하는 등 스케일이 달랐다. 야구계 소문에 따르면 어떤 용병과는 다년 계약도 체결한 적이 있다는 얘기까지 있다. 이렇듯 가열찬 전력 보강으로 KIA의 현재 전력은 이종범 김종국 전병두 최희섭 서재응 등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멤버가 5명이나 되고, 윤석민 한기주 장성호 이현곤 이용규 이대진 등이 포진, 이름값으로는 가히 초호화 멤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은 역설적으로 감독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프런트의 시각에서 '해달라는 것 다 해줬는데 3년간 꼴찌 2번이 말이 되는가?'라고 역정을 내도 할 말이 없을 멤버 구성이기 때문이다. KIA의 감독 교체가 유독 빈번했던 주요한 이유이기도 했을 것이다. 신임 조범현 감독이 '최고의 조건-최대의 부담'이란 양날의 검, KIA를 어떻게 운용할지 재미있게 됐다. sgoi@osen.co.kr WBC 대표팀 시절의 서재응-최희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