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6)이 단순한 '거구의 파이터'로 전락하고 말려는가?. 지난 8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8강전서 '살인 병기' 제롬 르 밴너에 심판 전원일치 0-3(29-30 28-30 29-30) 판정패를 당한 최홍만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최홍만은 르 밴너의 치고 빠지는 전략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1라운드부터 최홍만은 전혀 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지난해 1차전서도 로킥 위주의 유효타를 얻는 모습으로 최홍만과 상대를 한 르 밴너는 장신 선수와 대결서 어떻게 승리를 해야 하는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9월 서울서 열린 16강전서 마이티 모에 설욕한 뒤 최홍만은 자신의 기량에 대한 의구심을 떨어내는 듯했다. 물론 당시에도 제대로 된 유효타를 날리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어쨌든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점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16강전이 끝난 후 음반 발매 등 개인적인 일을 마치고 약 한 달 전부터 일본으로 건너와 본격적으로 대회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최홍만은 8강전서 발전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18cm의 키를 이용한 니킥으로 르 밴너와 난타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패기 넘치던 데뷔 당시에 비해 오히려 부족한 모습이었다. 르 밴너에 완패한 가장 큰 이유로는 체력적인 뒷받침의 결여가 꼽히고 있다. 지난 16강전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최홍만은 당시 경기 후 인터뷰서 몸무게가 늘었다고 말했다. 근육이 늘었다고 판단한 최홍만은 더이상 체력 보강에 소홀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르 밴더와 경기서 최홍만은 3라운드서는 주먹을 제대로 올리지 못할 정도로 체력적인 열세를 보였다. 르 밴너라는 대선수와 대결을 펼쳐 긴장을 풀지 못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격투기 선수로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로 비쳤다. 최홍만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많은 훈련을 쌓았기 때문에 승리를 따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르 밴너가 뛰어난 선수이기는 하지만 사와야시키 준이치에 패한 적도 있는 등 하락세를 걷고 있는 파이터가 분명하다. 최홍만은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큰 덩치로 경기에 임하는 단순한 '거구 파이터'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어느덧 최홍만이 이종 격투기에 데뷔한 지 3년이 됐다. 하지만 더이상 발전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최홍만이 과연 진정한 격투가로 거듭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지난해 6월 서울 그랑프리대회서 챔피언 세미 쉴트를 판정으로 꺾고 환호하는 최홍만. 이런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