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 여자배구 최고의 센터 정대영(26, GS칼텍스)이 코트로 복귀했다. 지난 8일 오후 수원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1라운드 3차전 주전으로 출전한 정대영은 예와 다름없는 활약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그동안 신인 배유나가 맡던 자신의 자리에 나선 정대영은 블로킹 2개와 서브 에이스 1개를 올리는 등 총 8득점을 올리며 화려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맹장수술로 인한 후유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정대영은 동료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끌고왔고, 위기의 순간과 고비마다 노련한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물론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혜원이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이희완 감독은 어쩔 수 없이 2라운드 출전 예정이던 정대영을 조기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대영은 이 감독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비록 이날 경기에 나선 GS칼텍스 선수 중 가장 낮은 공격 성공률(14.71%)과 공격 점유율(19.43%)을 기록했으나 재간 넘치는 공격은 여전히 빛을 발했다. 본격적인 볼 터치를 시작한지 고작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성적표치곤 아주 준수하다. 이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겨우 이틀째 볼을 만졌는데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친정팀 현대건설을 떠나 GS칼텍스로 새 둥지를 튼 정대영이지만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소속팀이 바뀌자마자 KOVO컵에 출전했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지난달 일본서 열린 2007 FIVB(국제배구연맹) 월드컵에 나서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허리며, 무릎이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여기에 맹장수술까지 겹치는 바람에 1라운드 출전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코트로 돌아오려는 정대영의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나혜원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조금 이른 타이밍에 출전하긴 했어도 현재 몸 상태에서 최선의 역할을 해내며 이희완 감독도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일단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정대영은 계속 선발로 출전할 예정이다. 이 감독도 "제 기량을 100퍼센트 발휘하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출전시키겠다"고 향후 복안을 설명했다. 이처럼 정대영의 복귀는 GS칼텍스의 입장에선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공격력 배가가 눈에 띈다. 그간 정대영을 대신해 센터로 뛰던 배유나가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인 라이트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됐다. 나혜원의 공백이 아쉽지만 이희완 감독은 정대영의 복귀와 제 포지션으로 돌아간 배유나로 인해 충분히 든든하다. 시즌 개막 이전부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GS칼텍스는 2승 1패로 KT&G(2승)에 이어 리그 2위에 랭크돼 있다. 앞으로 GS칼텍스의 순위 변동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yoshike3@osen.co.kr KOV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