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산업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다. 스크린쿼터는 반토막이 났고, 수익의 75%를 극장 매출에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 인한 제작비 난에 시달리고 있다. 난관에 부딪친 한국영화의 활로였던 케이블 TV도 차츰 영화 판권구매보다는 자체 제작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불법다운로드 근절과 함께 한국영화산업 부가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영화 발전포럼2-한국영화 선순환구조 확보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온미디어 콘텐츠사업국 구매팀 서장호 팀장은 한국영화 구매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서 팀장은 “지금은 구매 뿐 아니라 제작 때 투자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리고 완성된 작품은 브라운관이 아닌 극장 상황에 맞는 영화가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영화 한 편을 방송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말이다. 또 “한국영화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능동적인 선택권한이 없고 통제력이 적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이니 케이블 TV가 선택한 다른 방법은 구매보다는 자체 제작물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영화 관련 채널의 경우 드라마와 TV무비 등 자체 제작물을 방송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1년에 고작 1~2편에 불과했던 자체 제작물이 최근에는 한달 사이에 2편이 될 때도 있다. 이에 대해 서 팀장은 “비용과 결과(시청률)를 비교하면 영화 구매보다는 제작이 더 낫다. 또 시청률을 기준으로 방향성을 가질 수 있어 구매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더 좋다”고 말했다. 특히 자체 제작물의 경우는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다른 수익과정으로 중심을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과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재방송에 대해서도 유동성을 가진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봐도 영화 판권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자체 제작이 더 나을 수밖에 없다. 또 투자 축소로 인한 영화 제작 자체가 줄어들면서 남아도는 영화인력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합리적이고 유리한 점이 많다. 케이블 TV의 자체 제작은 현재 영화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맞물려 새로운 포맷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pharos@osen.co.kr 케이블 채널의 자체 제작물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tvN.왼쪽), ‘별순검’(MBC 에브리원. 가운데), ‘도시괴담 데자뷰’(수퍼액션. 오른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