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SK FA 최고대우로 잔류한 3가지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7.12.10 08: 12

"SK의 4번타자를 다른 팀에 뺏기기 싫었다". 지난 9일 문학 월드컵 경기장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던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축승회는 FA 이호준, 조웅천의 잔류 확정으로 한층 빛을 발했다. 당사자들도 홀가분한 기색이 역력했고, 프런트 역시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지켜냈다'는 일종의 안도감을 내비쳤다. 특히 SK의 전력 수급을 관할하는 민경삼 운영본부장은 이호준의 잔류 협상을 SK의 자존심과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했다. 민 본부장은 "솔직히 말하면 우승만 아니었으면 지금 조건(4년 총액 34억 원)에 이호준을 잡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승을 이뤄낸 이상, 4번타자를 다른 팀에 뺏기기 싫었다"라고 밝혔다. 즉 우승 프리미엄이 SK의 FA 마지노선(총액 30억 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는 파격을 가능케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호준 역시 축승회 직전 가진 약식 인터뷰에서 "따뜻하다. 삭발해야 야구가 잘 되는 징크스가 있는데 스프링캠프 앞두고 다 자를 것"이라며 SK의 최고대우에 대한 책임감을 나타냈다. 또 하나 SK가 협상 재개 첫날(12월 8일 합의 도달), 이호준 잔류를 성사시킨 배경은 야구 실력 플러스 알파로 작용한 그의 리더십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민 본부장은 "팀 케미스트리 측면에서도 이호준을 평가했다"라고 언급, 분위기 메이커이자 팀 리더로서의 무형적 공헌도를 인정했다. 뒤집어 말하면 이는 곧 인천과 SK에 완전히 동화된 이호준도 이적을 부담스러워한 요인으로 작용한 부분이다. 협상 과정에서 이호준의 아버지와 부인 등 가족들을 정성을 다해 설득한 SK의 '우회로 공략'도 주효했다. 이호준 SK 잔류의 마지막 이유로 롯데의 자충수를 꼽을 수 있다. 롯데는 FA 시장에 나온 이호준과의 첫 번째 담판에서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호준도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고 토로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만남에서 롯데는 SK 제시액과 다름없는 수준까지 조건을 낮췄고, 여기서 상호 신뢰는 깨졌다. 결국 이호준은 "(야구 대표팀 엔트리 제외 직후) 오키나와 귀국 시점부터 SK에 남기로 결심했다. 이후 롯데 측과는 조건도 들어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sgoi@osen.co.kr ▲ 'SK 잔류' 이호준 "홀가분"-조웅천 "팬들 때문". ▲ 이호준 4년 34억원-조웅천 2년 8억원에 SK 잔류. ▲ 이호준, "나도 내가 얼마짜리 선수인지 모르겠다". ▲ FA 이호준의 상품 가치와 시장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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