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허정무 전남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후 7년 만에 국내 감독이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되었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감독 선임 과정 상에서 보여준 대한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의 행정상 오류와 협상력 부족이 허정무호는 그 출발을 매끄럽지 못하게 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은 "앞으로 내 축구 인생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 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지만 허정무호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이렇게 부랴부랴 출범한 허정무호의 목표는 바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 진출 티켓은 4.5장이라 쉽게 생각하면 한국의 본선 진출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최근 한국 축구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을 고려한다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과 올림픽 예선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모두 빈약한 공격력으로 겨우겨우 목표를 달성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진출을 위한 키는 기술위원회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정무 감독의 강점은 국내 선수들을 잘 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등을 지도했다는 것이 큰 힘이다. 이들은 현재 대표팀의 주축이다. 반면 허 감독이 해외파 감독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은 바로 세계 축구 흐름의 파악이다. 허 감독 개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보다는 해외 명장들에 비해 인적 네트워크나 영향력에서 열세라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기술위원회가 보완해주어야 한다. 기술위원회는 항상 전력분석 요원을 파견해 우리가 맞붙을 상대에 대해 파악해야 하며 감독에게 제공할 자료들을 모아놓아야 한다. 그러나 현 기술위원회를 보면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다. 현 기술위원회는 지난 2005년 12월 이회택 체제가 사퇴한 후 출범했다. 이영무 위원장이 주축이 된 기술위는 독일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아시안컵을 뒤에서 지원했지만 그 결과물은 신통치 않았다. 한국 축구는 2006년 독일월드컵 16강 진출 실패,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및 2007년 아시안컵 결승 진출 좌절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을 뿐이었다. 같은 기간 축구 대표팀 감독은 아드보카트에서 베어벡으로 그리고 허정무로 바뀌었다. 올림픽팀 감독 역시 부산 사령탑 부임 17일차였던 박성화 감독을 빼왔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아드보카트 감독은 기술위의 분석자료보다는 유럽에 있는 지인들과 인적 네트워크망을 활용했다. 그만큼 기술위의 분석자료가 큰 쓸모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는 올해 초 기술위원회와 기술국이 뒤늦게 내놓은 2006 독일 월드컵 보고서가 FIFA가 발간한 보고서를 베끼는 수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이런 사태를 거치면서도 현 기술위원회는 2년간 자리를 잘 유지하고 있다. 자리 보전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명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7일 기자회견에서 이영무 위원장은 "허정무 신임 감독에게 최대의 지원을 다하겠다. 또한 운명을 같이 하겠다" 며 말했지만 그 말에 100%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왜일까?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