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이제 완소녀 군단이라고 불러주세요'. KT&G 관계자들의 입가에는 늘 웃음이 가득하다. 워낙 잘 나가는 성적 때문이다. 도무지 적수가 없어 보이는 KT&G다. 3경기를 치러 3연승을 거둬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꼴찌를 달리며 배구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그들이지만 이젠 전혀 다르다.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만 해도 불안했다. 꼴찌로서 유일한 이점이라 할 수 있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배유나를 GS칼텍스에 내주며 그림자를 드리웠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도로공사에서 영입한 세터 김사니의 안정된 토스웍이 뒷받침되자 공격의 파괴력은 한층 더 높아졌고, 수비 또한 끈끈해졌다. 새로 영입한 용병 페르난다는 한국 배구에 빠르게 적응했고, ‘미녀 센터’ 지정희와 주장이자 오른쪽 공격수 박경낭의 환상 콤비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빛을 발했다. 정신력도 더 높아졌다. 11일 오후 수원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현대건설과 1라운드 3차전에 나선 KT&G 선수들은 눈빛부터 달랐다. 2연패로 자신감을 잃은 현대건설 선수들과는 달리 KT&G는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으로 상대를 쉴새없이 몰아쳤다. 첫 세트에서 내리 앞서다가 19-20으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 세트 스코어 3-0 완승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KT&G는 지난 1일 V리그 개막전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되던 흥국생명을 맞아 3-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4일 대전 홈경기선 GS칼텍스를 3-0으로 격파해 일찌감치 파란을 예고했다. 팀 연승 행진을 이끌어가고 있는 박삼용 감독은 “해보자하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1라운드에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파죽지세의 흐름을 타고 있는 KT&G의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재미있는 V리그 관전 포인트중 하나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