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계를 보면 소녀들의 활약이 눈이 부시다. 그 대표주자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다. 10대 혹은 갓 20대가 된 멤버들로 구성된 이들 그룹들은 올해 데뷔해 하반기 가요계를 장악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보고 있으면 1990년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걸스 그룹의 부흥을 이끌었던 SES와 핑클이 생각난다. SES와 핑클은 각각 1998년, 1999년 1년 간격을 두고 데뷔해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펼치며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여성그룹이다. 이들 이후 많은 여성그룹들이 등장하며 여성 그룹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SES와 핑클은 모두 1집 당시 여자 친구 삼고 싶은 그녀들을 콘셉트로 순수함과 깨끗함을 강조했다. 화이트, 핑크 색상의 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서 깜찍한 춤을 추며 윙크를 하는 모습은 지금 보아도 귀엽다. 이 두 그룹은 2002년께 팀 활동을 접기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섹시함 혹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쪽으로 소녀에서 여성으로의 변화를 꾀하며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가는 팬들을 흡수했다. 이들의 활동을 끝으로 여성그룹의 활약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 것은 한참 시간을 뛰어넘어 2007년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활약하고 있는 2007년으로 넘어오게 된다. 원더걸스는 올 초 싱글 앨범을 발표한 이후 1집 정규앨범 타이틀곡 ‘텔미’로 전국에 텔미 열풍을 일으켰다. 이들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지금까지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9명의 소녀들로 구성된 소녀시대 역시 올해 데뷔해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만만찮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얼마 전 열린 SES는 데뷔 10주년 팬 미팅에서 영상 축하메시지를 통해 “SES를 보며 꿈을 키웠다”고 말한바 있다. SES 핑클의 활약을 지켜보며 꿈을 키우던 소녀들이 이제는 자신들을 보며 꿈을 키우고 있을 소녀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한다. SES 역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예전 자신들이 활동하던 시절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특히 소녀시대를 보며 자신들이 1집 활동 콘셉트였던 순수, 맑은 이미지가 2007년에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대는 변하고 유행은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돈다고 말하나 보다.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던 걸스 그룹의 부흥기가 다시 도래하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이 말을 실감한다. happ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