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컴백 희망' 김진우, "정신차린 나를 보여주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7.12.12 09: 07

"정신 차린 김진우를 보여주고 싶다". KIA 에이스에서 사라진 이단아로 추락한 투수 김진우(24)가 무단이탈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고 야구를 재개하겠다는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자신의 실수를 참회함과 동시에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구단의 처분에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진우는 지난 6개월 동안 야구를 포기하려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야구를 다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어 구단이 허락해준다면 최선을 다해 '정신차린 김진우'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좋아하는 서재응 선배와 함께 명가재건을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김진우는 광주 진흥고 그라운드 한 켠에서 검정색 파커에 회색 털모자를 쓰고 진흥중 후배들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기자를 보자 쑥쓰러운 미소를 지으며 "오랫만에 뵙습니다"며 꾸벅 인사를 했다. 약간 살집이 붙은 얼굴이었지만 생각보다는 건강해보였다. -무단 이탈하고 지난 6개월 동안 뭐했나. 돈은 벌지 않고 그냥 놀았다. 강원도 등지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처음 한 달은 아무 생각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야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두 달째부터는 힘들었다. TV만 켜면 포스트시즌 등 야구가 나왔다. 서울에서는 역삼역 사거리 근처에서 집을 얻어 지냈다. 광주에는 한 달 전에 내려왔다. -그럼 왜 복귀하려는가. (무단 이탈 당시)그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야구를 그만 두려고 생각했다. 돌아갈 마음이 없었다. 하루 하루 지내고 나니 내가 뭘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사람들 10명 가운데 7~8명이 아는 척을 했다. 그런데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3~4개월 전부터 고민을 했다. 그동안 한 것이 야구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야구를 다시 하고 싶다. -무단이탈 당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는데 무슨 말인가. 스트라이크를 못던져 스트레스를 받았다. 언론에서도 무슨 무슨 증후군(스티브 블래스)이라며 몰아갔다. 아니라고 해도 자꾸 그런 내용만 보이니 나조차 그렇게 인식됐다. 결국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개인적인 문제(정확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것 때문에 인터뷰를 안하려고 했다. 다 마무리 짓고 몸이 된 다음에 구단에 찾아가려고 했다. -운동을 못해 몸이 말이 아닐 텐데. 운동은 거의 손 놓았지만 먹는 것으로 조절했다. 술도 안마시고 밥도 살이 안찌는 정도만 먹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살도 찌지 않았다. 몸무게는 정상보다 8kg 많은 120kg 정도다. 현재 가벼운 러닝을 하고 있다. 부상 걱정 때문에 본격적인 러닝을 못하고 조금 뛰고 쉬면서 뛴다. 캐치볼은 못하고 있다. 한 달 정도 꾸준히 하면 캐치볼 정도는 들어갈 것 같다. -김진우하면 떠오르는 게 사생활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지금은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술도 안마시고 있다. 매일 운동도 하고 있다. (광주 인근)화순에 집을 얻었다. 개인적인 복잡한 관계도 싫어서 핸드폰 번호도 바꿨다. -떠돌아다니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을 텐데. 아버지였다. 솔직히 아버지와는 사이가 안좋았는데 (무단이탈 이후) 한 달쯤 지나서 연락을 했다. 아버지는 "네 의견을 존중하는데 한 번만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셨다. 동료 후배들과는 연락이 없었지만 사이홈피에 연락을 해달라는 쪽지를 많이 받았다. 선배에게 죄송하고 후배들에게도 미안할 따름이다. -KIA에 복귀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몸을 만들어 사죄하겠다. 그 시점은 내가 어느 정도 볼을 던지고 몸이 80~90% 정도 이를 때다. 이 상태로 받아달라고 해도 어려울 것이다. 몸을 만들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구단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두세 배 열심히 뛰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KIA가 안받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빌 것이다. 몸을 만들면 빠르면 1월말쯤이나 될 것이다. KIA에서 안불러주면 나홀로 남해에 들어가서 훈련할 것이다. 불러만 주시면 구단이 하라는 대로 다 하겠다. -하루 운동은 어떻게 하는가. 11시에 운동장에 나온다. 러닝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후배들과 같이 뛰고 폼도 봐주면서 일과를 마친다. 화순에서 한 선배가 운영하는 곳에서 오후 6시부터 헬스 2시간, 수영 1시간씩 하고 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은 괜찮은가. 지난해 4월쯤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6실점한 이후 아이싱을 했는데 어깨가 아팠다. 서울에 올라와보니 혈관이 터져 오른 어깨 앞쪽이 새카맣게 멍이 들었다. 물리적인 충격은 아니었다. 한 달 쉬고 던지는데도 계속 아팠다. 의사가 자기 믿고 계속 던지라고 했는데 더욱 아팠다. 올해 초에도 아팠다. 스트라이크를 못던진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가볍게 몇 개씩을 던져보니까 어깨는 괜찮은 것 같다. -좋아하는 서재응 선배가 입단했는데. 넓은 곳에서 야구해서인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KIA 투수들이 젊어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운동했는데 많이 배웠다. 모범적인 선배다. 함께 우승하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나 때문에 서운했거나 믿음이 깨진 팬들도 많이 계셨을 것이다. 앞으로 기회 주면 놓치지 않고 잡아서 "아 이제 김진우가 정신차렸구나"라고 믿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sunny@osen.co.kr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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